‘백제 인삼’은 6세기 중국의 최고 약재였고, 12세기 고려를 방문한 송나라 사신 서긍은 ‘고려인삼’을 소개했다. 조선 광해군 때부터 경종 시절까지 산삼은 한·중·일을 잇는 인삼로드를 통해 동아시아의 번영을 이끌었고, 홍삼은 18세기 조선의 공식 무역상품이 됐다. 흥선대원군의 부국강병책, 고종의 광무개혁, 제3공화국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한 재원이 바로 인삼이었다. 인삼을 통해 시시콜콜한 한국사의 현장들을 추적한 책이다. 저자는 건양대 총장까지 지낸 사학자로, 인삼을 단순한 약초를 넘어 우리 문화의 담지자라 보고 있다. 흥미롭게 읽히는 37꼭지의 이야기 외에도 인삼 문화사를 세계사적 관점에서 조명했다는 점이 이 책의 미덕이다.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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