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청소년 10명 중 4명이 사이버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타버스(디지털 가상세계) 등 비대면 소통 문화가 확산되면서 사이버폭력을 가하거나 당한 청소년 비율도 전년(2021년)보다 높아졌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과 청소년 및 성인 총 1만 72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난해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방통위는 청소년과 성인이 온라인 게임, SNS, 개인방송 플랫폼, 인터넷 커뮤니티, 메타버스 등 사이버 공간에서 언어폭력, 명예훼손, 스토킹, 성폭력, 신상정보 유출, 따돌림 등을 가하거나 당한 비율을 조사했다.
청소년은 조사대상 9693명 중 41.6%가 사이버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전년 10명 중 3명꼴(29.2%)에서 4명꼴로 늘어난 것이다. 경험자의 절반 가까이는 온라인 게임 중 사이버폭력을 경험했다. 문자·메시지, SNS가 뒤를 이었다. 유형별로는 욕설을 포함한 언어폭력이 가장 잦았다. 언어폭력의 가해 경험률은 19.2%, 피해 경험률은 33.3%였다.
성인의 경우 경험률이 전년 15.8%에서 지난해 9.6%로 6.2%포인트(P) 감소했다. 성인 역시 경험 경로는 주로 온라인 게임, 유형은 언어폭력이었다. 피해를 당한 후 정서를 묻는 설문에 청소년과 성인 모두 ‘별다른 생각이 없다’(응답비율 각각 59.2, 42.2%)가 가장 많았지만, 우울·불안·스트레스(19.7, 21.9%)와 무기력(13.3, 20.5%)을 겪는다는 경우는 물론 심지어 ‘자살충동이 든다’(7.8, 8.0%)는 이들도 있었다. 가해 동기로는 ‘복수심’ ‘상대가 싫음’ ‘재미·장난’이 주로 꼽혔다.
N번방 사건을 계기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불법촬영·유포·성착취·몸캠 등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청소년의 10.0%, 성인의 14.5%가 ‘디지털 성범죄를 목격한 적 있다’고 답했다.
김재철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청소년의 사이버폭력 가·피해가 증가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사이버폭력을 보복이나 장난으로 경시하는 경향이 보인다. 예방교육을 확대하면서 디지털윤리 의식제고를 위한 정책과 사업을 다양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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