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연간 단위로만 확인할 수 있는 지역소득(GRDP) 통계를 보완해 분기별로 지역 경제 흐름을 볼 수 있는 ‘지역경기상황지수(RECI)’를 개발했다. 권역별로 RECI를 산출해 분석한 결과 수도권과 충청권은 전국 국내총생산(GDP) 추세를 계속 웃돌고 있는 반면 동남권, 대구·경북권, 호남권은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은은 생산지수 등 지역통계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GDP와 GRDP와 정합성을 유지하는 분기별 RECI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GRDP는 연간 통계일 뿐만 아니라 다음해 12월에 전년도 통계 잠정치가 발표돼 시의성이 떨어진다. 경기동행지수나 GDP를 이용한 추정 등 다양한 시도 역시 정합성 부족 등 한계성이 지적돼왔다.
RECI는 이같은 단점을 보완해 지역별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생산지수 분기별 변화를 최대한 반영해 분기말 후 약 2개월 안에 작성한다. 분기별 총부가가치 합계가 연간 GRDP와 최대한 같아지도록 하면서 각 지역 산업별 총부가가치 합의 산업별 GDP와 같아질 수 있도록 조정해 정합성도 높였다. 누락되는 산업도 없이 전체 산업을 포괄한다.
한은이 7개 권역별로 RECI를 산출한 결과 2020년 코로나19 충격과 2022년 하반기 경기 둔화 등이 공통적으로 드러나면서도 권역별로 이질적인 성장세가 관찰됐다. 특히 수도권과 충청권은 전국 GDP 추세를 계속 웃돌고 있는 반면 동남권, 대경권, 호남권은 전국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은은 RECI가 실제 GRDP 움직임과 거의 일치해 다른 지역 경기 지표에 비해 경기 변화를 더 정확하게 포착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지역경기 관련 지표와 실제 GRDP 간 오차 계산 결과 비교 가능한 모든 권역에서 RECI 오차가 가장 작았고 상관관계 분석에서도 RECI 증감률과 GRDP 증감율 간 상관계수가 다른 지표보다 월등히 높았다.
한은이 권역별 경기상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4분기 기준으로 강원권과 제주권은 전 분기에 이어 경기 확장국면에 머무르고 있었다. 반면 동남권은 확장기에서 후퇴기로, 수도권·대경권·호남권은 수축기로 이동했다.
한은 관계자는 “RECI는 생산지수 등 지역통계의 정보를 최대한 반영하면서도 GDP, GRDP와 정합성을 갖추고 빠른 시일 안에 산출이 가능하다”며 “유가, 환율 등 충격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지역 생산과 소비·투자·고용 간 관계, 지역 경제전망 등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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