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둔화로 부진을 겪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D램 시장에서 올 3분기부터 공급 부족 현상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챗GPT 등 인공지능(AI), 신규 D램 교체에 각종 정보기술(IT) 기기 수요가 늘어나면서 본격 반등할 것이라는 얘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시장 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3월 D램 리포트에서 올 3분기부터 D램 수요가 공급량을 1.91%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급 부족 폭은 더욱 커져 4분기에는 수요가 5.81%나 앞설 것으로 예측했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세 번 발표한 D램 시장 리포트에서 매번 수요 과잉 현상을 앞당기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1월만 해도 올해 D램 수요가 공급량을 넘어설 것으로 보지 않았다. 그러나 2월 리포트에서는 4분기부터 D램 수요가 공급을 0.65% 초과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월별 리포트를 낼 때마다 D램 회복 시기를 한 분기씩 앞당긴 것이다.
또 다른 메모리 종류인 낸드플래시 시장도 3분기부터 공급 부족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했다. 상반기까지 공급 과잉을 해소하지 못한 낸드 시장은 3분기부터 수요가 공급을 2.2%, 4분기에는 5.8% 앞설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코로나19가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서버·스마트폰·TV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탓이다. 여기에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메모리 회사들이 상반기에 뼈를 깎는 감산 작업을 벌이고 챗GPT 등으로 새로운 수요처가 확대되면서 시장 회복은 더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의 리오프닝, 저점을 찍은 세계 시장의 각종 경제지표 등도 반도체 시장 회복세에 힘을 싣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97% 감소한 삼성전자, 1조 7012억 원의 분기 적자를 낸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반도체 대표 회사들이 하반기에 반등할지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는 2분기 이후 고객사의 재고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의 공급 축소 효과도 3분기부터 수급에 반영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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