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기업이 유럽특허청(EPO)에 출원한 특허 건수가 사상 최다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LG와 삼성 등 국내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디지털 통신, 컴퓨터, 반도체 분야에서 지속적인 기술 혁신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8일 유럽특허청이 공개한 ‘2022 특허 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1만 367건의 유럽 특허를 출원해 국가별 출원 건수 상위 6위에 올랐다. 전년 대비 특허 출원 수가 10% 늘어 중국(15.1%)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증가했다. 국가별 특허 출원 건수는 미국이 4만 8088건으로 1위를 차지했고 독일(2만 4684건), 일본(2만 1576건), 중국(1만 9041건), 프랑스(1만 900건)가 뒤를 이었다.
한국의 특허 출원 수 증가는 삼성·LG·SK(034730) 등 대기업들이 이끌었다. LG는 지난해 전년 대비 44.9% 증가한 3510건의 특허를 출원해 기업별 유럽특허청 전체 출원 종합 순위에서 중국의 화웨이(4505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특히 LG는 전기·기계·장치·에너지 분야에서 전 세계 모든 기업들 중 1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측정 분야 5위, 기타 특수 기기 분야 7위, 디지털 통신 분야에서 8위를 기록했다. 3위는 2966건을 출원한 퀄컴, 4위는 2874건을 출원한 삼성이 차지했다. 삼성은 반도체 분야에서 2021년에 이어 지난해도 1위를 기록했고 컴퓨터 기술과 디지털 통신 분야에서는 각각 3·4위에 올랐다.
2차전지 분야에서는 국내 배터리 3사가 강력한 기술력을 뽐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누적 특허 출원 건수에서 LG가 1위, 삼성이 3위, SK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유럽 특허청의 한 관계자는 “특허 출원 수는 연구개발(R&D)에 대한 기업의 투자 현황을 보여주는 초기 지표”라며 “지난해 세계적인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여전히 한국 기업들의 혁신이 견고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