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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차익 나선 '엔테크족'…한달새 엔화예금 잔액 10% 급감

4대 은행 엔화 예금 잔액 5957억엔

28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한 달 새 시중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이 10% 가까이 급감했다. 지난해 화폐 가치가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엔화를 대거 사뒀다가 엔화가 강세를 보이자 팔아 환차익을 얻으려는 일명 ‘환테크족’들이 대거 예금을 뺀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의 27일 기준 엔화 예금 잔액은 5957억 엔이다. 2월 말 잔액(6598억 엔)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9.7%(641억엔) 줄었다. 엔화 가치가 하락세를 보이던 지난해와 비교해 봐도 잔액 규모는 눈에 띄게 줄었다.



엔화 예금은 달러 예금 등 다른 외화 예금과 달리 제공하는 금리가 0%이다 보니 이자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에 엔화 예금 잔액이 줄어든 가장 큰 배경은 환차익을 노린 환테크 수요가 몰린 데 있다고 은행은 설명한다. 지난해 엔화가 쌀 때 사뒀다 최근 엔화 가치가 강세로 돌아서자 이를 팔아 원화로 환전해 차익을 남기는 움직임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원·엔 환율이 급격하게 오르자 이전에 매입했던 엔화 매도 물량 쏟아지면서 (엔화 예금) 잔액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30일 기준 100엔 당 원화 값은 947원대였다가 12월 말 963원대, 1월 말 950원대로 다시 떨어졌다. 엔화 약세가 지속된 이 기간 동안 4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11월 6579억 엔→12월 7022억 엔→1월 7237억 엔까지 늘어났었다. 16일 100엔당 원화 값이 최고 994원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980원대를 보이는 등 엔화 강세 기미를 보이는 상황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엔화 예금으로는 이자 수익 등을 얻기 어려운 만큼 단기적인 환차익 외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 PB센터 부센터장은 “100엔당 원화 값이 950원 밑이면 (엔화를) 사고 1000원 부근이면 파는 방향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엔화가 더 강세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시기를 보며 조금씩 나눠 파는 방향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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