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생산성을 회복하지 못하면 2050년 0%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정부가 교육·노동개혁을 적극 추진해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30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2차 KDI 국가미래전략 컨퍼런스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장기경제성장률 전망과 시사점'을 발표했다. 정 실장은 이날 한국 경제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2050년 0.5%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성 증가율이 경제협력발기구(OECD) 상위(25~50%) 평균 수준인 1%를 유지하는 상황을 전제한 결과다. 한국 생산성 증가율은 2010년대 들어 0%대를 기록하고 있다.
단 생산성 개선이 부진할 경우 2050년 경제성장률은 0%에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또 정 실장은 최악의 경우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2050년 0.8%로 주저앉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경제활동인구 감소 여파다.
정 실장은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구조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교육·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상품시장 진입 규제를 완화해 신성장 사업 진출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정 실장은 경쟁력을 잃은 기존 기업 존속보다 기술력을 갖춘 신생·혁신기업에 초점을 맞춰 정책금융을 재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공급 축소를 완화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됐다. 우선 정 실장은 여성과 고령층이 노동시장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실장은 "경제 구조개혁을 통해 생산성을 개선하고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완화해야 한다"며 "외국 인력을 적극 수용해 노동 공급 축소를 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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