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예·대금리가 3개월 연속 동반 하락하고 있다. 시장금리 하락과 함께 당국의 금리 인하 압박으로 가산·우대금리 조정이 이뤄진 영향이다.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가 더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예대금리차는 두 달 연속 확대됐다.
31일 한은이 발표한 ‘2023년 2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2월 중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5.32%로 전월 대비 0.14%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다. 한은 관계자는 “지표금리 하락, 가산·우대금리 조정 등으로 대출금리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금리는 5.22%로 전월 대비 0.25%포인트 하락하면서 두 달 연속 하락했다. 2021년 8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이후 가계대출금리는 지속적으로 상승했으나 지난 1월(-0.13%포인트) 20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상태다. 기업대출금리도 5.47%에서 5.36%로 0.11%포인트 내렸다. 대기업(-0.06%포인트)과 중소기업(-0.22%포인트)이 모두 내린 영향이다.
가계대출 가운데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0.66%포인트나 급락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은행채 5년물 등 일부 지표금리의 내림 폭이 축소되고 정책 모기지 금리가 상승하면서 0.02%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다.
예대금리차는 만기구조 차이 등으로 수신금리 하락 폭(-0.29%포인트)이 대출금리(-0.14%포인트)보다 커지면서 두 달 연속으로 확대됐다. 정기예금 중 1년 미만 수신 비중이 상승했으나 전체대출에서 1년 미만 비중은 하락했기 때문이다.
고정금리 가계대출 비중은 47.2%에서 48.3%로 1.1%포인트 상승했다. 혼합형 주담대, 고정형 전세자금대출 취급이 확대된 영향이다.
비은행 금융기관에서는 수신금리가 큰 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은행과의 수신 경쟁 완화와 수익성 관리 강화 등으로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떨어지고 있다. 저축은행은 1.06%포인트나 급락했고 신협(-0.42%포인트), 상호금융(-0.49%포인트), 새마을금고(-0.32%포인트) 등도 주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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