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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 우주의 나이, 어떻게 알아냈을까[김정욱의 별별이야기](9)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 우주.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인도 등은 일찌감치 우주의 가치에 눈을 뜨고 그 공간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자체 기술로 만든 위성발사용 로켓 누리호를 쏘아올리고 ‘우주항공청’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우주 개발에 뛰어들고 있죠. 미지의 우주 그 광활하고 거대한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미있게 풀어내려 합니다. <편집자주>


미항공우주국(나사)의 허블망원경이 촬영한 은하들의 모습. 반짝이는 점 하나 하나가 모두 은하이다. 사진 제공=나사




방사능은 고고학계와 인류학계의 중요한 물질


우리가 사는 지구는 탄생한지 45억년 됐습니다. 또 이 우주는 이보다 훨씬 앞선 137억년 전에 생겨났죠.

과학자들은 이 지구와 우주의 나이를 어떻게 알아냈을까요? 우리 인류보다 훨씬 오래 전에 태어난 지구와 우주가 몇 살인지 밝혀내는 게 쉽지는 않았을 텐데요.

과학자들은 지구의 나이를 먼저 알아냈는데 바로 ‘방사성 연대 측정법’을 이용했습니다. 방사능 물질이 일정한 반감기로 붕괴한 양을 측정하는 게 방사성 연대 측정법입니다.

방사성 원소의 붕괴는 주위의 압력이나 온도 등에는 영향을 받지 않고 시간의 영향만 받죠. 방사성 원소는 규칙적으로 붕괴하는데 이들 원소가 붕괴돼 반으로 줄어드는 시간을 반감기라고 합니다.

우라늄 235의 반감기는 7억400만년, 우라늄 238의 반감기는 44억7000만년입니다. 또 탄소 14의 반감기는 6000년이죠. 과학자들은 이런 방법을 이용해서 지구의 암석에 들어 있는 방사성 원소의 반감기를 측정해 지구의 나이가 45억년이라는 결과를 도출해냈습니다.

고대 문물이나 동물의 화석 등이 발견될 때도 이렇게 방사성 연대 측정법을 이용해 해당 유물이 언제 만들어진 것인지, 언제 살았던 생물인지 알아냅니다. 방사성 연대 측정법은 고고학계와 인류학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과학적 검증법이에요.

우주는 팽창한다는 사실을 알아낸 허블


지구의 나이는 이렇게 방사성 연대 측정법을 이용해 알아냈는데 그렇다면 우주가 137억년 전에 탄생했다는 것은 어떻게 알아냈을까요? 우주라는 공간은 물질이 아닌데 말이죠.

우주의 나이를 알아낸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천문학계를 비롯한 과학계의 숙제였어요. 우주의 나이를 알게 되면 우주 탄생의 비밀도 알 수 있기 때문이죠.

우주는 탄생 직후 계속 팽창하고 있고, 현재도 팽창 중입니다. 이것을 ‘팽창 우주’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주의 팽창 속도는 균일하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빨라지고 있어요. 현재 우주가 커지는 속도는 빛보다 더 빠르죠.

우주의 팽창 속도를 계산하는 데는 ‘허블상수’와 ‘도플러 효과’라는 것을 사용합니다.

‘허블의 법칙’이라고도 불리는 허블상수는 미국의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이 개발한 계산법입니다. 허블은 1924~1929년 우리은하 외부의 다른 은하들이 서로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또 그는 우주는 시간이 갈수록 팽창속도, 즉 커지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허블은 허블상수라는 것을 개발했습니다. 우주가 갈수록 빠르게 팽창하고 이 속도를 계산해낸 뒤 이를 시간상 거꾸로 돌리면 우주의 나이가 나올 것이라고 허블은 예측했습니다.

허블상수


그런데 허블에게는 큰 난관이 있었습니다. 우주 팽창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알아내야 하는데 그걸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위 허블상수 그래프를 보면 기울기, 즉 허블상수가 어떻게 정해지는냐에 따라 우주의 크기는 달라집니다. 허블상수가 50이면 우주의 나이는 200억살, 100이면 100억살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문제는 정확한 허블상수를 정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거죠. 그래서 허블이 계산했던 우주의 나이는 30억년이 나오기도 하는 등 계산 때마다 수치가 달랐습니다. 이에 허블은 여러 차례에 걸쳐 오차를 보정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당시 건강이 안 좋아 심근경색으로 1953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WMAP 위성. 사진 제공=나사


허블이 못한 우주의 나이 계산, 후대 천문학자들이 완성


그리고 1970년대 말 천문학자 앨런 샌디지와 웬디 프리드먼은 허블상수의 정확한 값을 알아내려는 경쟁을 벌였죠. 당시 미국 언론은 이 두 사람의 경쟁을 ‘허블전쟁’이라고 칭했습니다. 샌디지와 프리드먼이 애초 계산한 우주의 나이는 제 각각 이었지만 두 사람은 계속 연구를 한 끝에 140억년이라는 같은 값의 계산을 내놨죠. 또 다른 천문학자들도 교차검증한 결과 우주의 나이는 대략 140억년이라는 것에 동의했습니다.

그리고 2001년 WMAP라는 위성이 발사됩니다. 이 위성은 빅뱅 잔여복사열에 따른 온도 차이를 측정하기 위한 장비입니다. 2003년 WMAP 위성은 빅뱅으로 우주가 생성된 지 38만년 후의 모습을 정확히 포착했습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과학자들은 우주에 퍼져 있는 백뱅 잔해 우주배경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지도를 기반으로 허블상수를 계산해 보니 우주의 나이는 137억년 정도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정확히는 137억7000만년이고, 오차 범위는 ±4000만년입니다.

우주의 나이를 알아내는 또 하나의 방법인 도플러 효과는 파동이 발생하는 파원과 관측자 사이의 운동에 따라 전달되는 파동의 파장이 변하는 효과를 말합니다.

파원과 관측자가 서로 가까워지고 있으면 전달되는 파장의 길이는 짧아지고 서로 멀어진다면 파장의 길이는 길어지죠. 구급차가 사이렌을 켜고 다가올 때 높은 음이 나고, 나(관측자)와 멀어지면 낮은 소리가 나는 것도 도플러 효과 때문입니다.

우주에서도 어떤 천체가 빛을 방출했을 때 예상되는 파장보다 더 길게 보인다면, 그 천체와 관측자 사이의 거리는 멀어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때 측정된 파장의 길이 변화를 ‘적색 이동’이라고 부르는데 이 값이 클수록 후퇴속도가 빠르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실을 기반으로 천문학자들은 우주공간이 팽창한다는 사실을 먼 천체들의 적색 이동 관측을 통해 알아냈습니다.

137억년은 우리 인류의 입장에서는 너무 까마득한 옛날입니다. 우리 현생 인류가 탄생한지는 1억년도 아닌 아직 100만년도 되지 않았으니 137억년은 너무 먼 옛날이죠.

천문학자들은 137억년째 커지고 있는 이 우주가 언젠가는 팽창을 멈출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언제일지는 아직 정확히 알 수 없고 팽창의 멈춤은 아주 아주 먼 훗날의 일어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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