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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안개' 등 60년대 풍미한 '영원한 디바'

원로가수 현미 별세…향년 85세

파워 발성으로 '보고싶은 얼굴'등 히트

가수 현미. 연합뉴스




가수 현미(본명 김명선)가 4일 별세했다. 향년 85세.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7분 서울 용산구 이촌동 자택에 고인이 쓰러져 있는 것을 팬클럽 회장 김 모 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현미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현미는 1938년 평양에서 태어났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평양에 거주하다 1·4후퇴 때 평안남도 강동에 있는 외가로 피란을 갔다. 이 과정에서 어린 두 동생과 헤어졌다가 60여 년이 지난 뒤 평양에서 동생들과 재회하기도 했다. 현미는 이 같은 경험을 계기로 2020년 이산가족 고향 체험 가상현실(VR) 콘텐츠 제작에 참여한 바 있다.

현미는 20세인 1957년 미8군 무대를 통해 연예 활동을 시작했다. 칼춤 무용수였던 그는 일정을 펑크낸 여가수 대신 무대에 오르면서 가수가 됐다. 현미는 이때부터 그를 눈여겨본 작곡가 고(故) 이봉조와 3년간 연애한 뒤 결혼했다.



현미는 1962년 발표한 ‘밤안개’로 큰 인기를 누렸고 남편 이봉조와 콤비를 이뤄 ‘보고 싶은 얼굴’ ‘떠날 때는 말없이’ ‘몽땅 내 사랑’ ‘무작정 좋았어요’ 등 연이어 히트곡을 발표했다. 현미의 발성이 얼마나 쩌렁쩌렁한지 출세곡 ‘밤안개’를 녹음할 때 마이크에서 두세 걸음 떨어져 불렀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현미는 2007년 데뷔 50주년 기자회견에서 “80년이든, 90년이든 이가 확 빠질 때까지 노래할 것”이라면서 “은퇴는 목소리가 안 나오게 되면 할 것이다. 멋지고 떳떳하게 사라지는 게 참모습”이라며 음악 활동에 의욕을 보였다. 2017년 우리 나이로 80세의 나이에 신곡 ‘내 걱정은 하지 마’를 발표하기도 했다. 20년이 넘는 기간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매주 화요일 ‘현미파워노래교실’을 진행해 큰 인기를 끌었다.

현미는 이봉조와의 사이에서 아들 둘을 뒀고 1980년대 ‘사랑은 유리 같은 것’으로 유명한 가수 원준희가 현미의 둘째 며느리다. 현미는 가수 노사연과 배우 한상진의 이모이기도 하다.

빈소는 서울 중앙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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