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은행(SVB) 충격에도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8억 달러 증가했다.
한은은 3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4260억 7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7억 8000만 달러 늘었다고 밝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로 2월 46억 8000만 달러 감소했다가 한 달 만에 증가 전환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미 달러화 약세에 따른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SVB 사태로 금융 불안이 나타나면서 연준이 긴축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전망에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2월 말 104.67에서 지난달 말 102.14로 2.4% 하락했다. 이에 유로화(2.8%), 엔화(2.5%), 파운드화(2.7%) 등이 절상됐고 한은이 이들 통화로 보유한 자산의 환산액도 늘었다.
외환보유액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유가증권 잔액이 3775억 9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30억 9000만 달러 증가했다. 반면 예치금은 241억 4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26억 1000만 달러 줄었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은 변동이 없었지만 IMF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 권리인 IMF 포지션은 3억 달러 증가했다. 금은 시세를 반영하지 않아 매입 당시 가격인 47억 9000만 달러로 변동이 없다.
2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세계 9위 수준이다. 2월 말 당시 외환보유액이 가장 많은 중국(-513억 달러)을 포함해 일본(-242억 달러), 스위스(-319억 달러) 등이 대부분 감소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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