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톡신(보톡스) 제조사인 휴젤(145020)의 대주주가 해외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5000억 원 이상을 투자 유치한 후 공개 매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휴젤의 최대주주인 아프로디테어퀴지션홀딩스는 모건스탠리·모엘리스를 통해 글로벌 사모펀드(PEF) 등과 투자 유치를 협의하고 있다. 아프로디테는 2021년 휴젤을 인수한 GS 등 투자자 컨소시엄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업계 관계자는 “휴젤 측은 최소 5000억 원 이상 투자를 원하고 있어 주요 투자 후보들과 기업가치 등 조건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 유치는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 발행에 무게를 두면서도 일부 구주 매각을 포함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휴젤 측은 투자 유치 논의와 함께 국내 증권사를 상대로 공개 매수 주관사 선정을 위한 물밑 조율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컨소시엄 형태인 휴젤의 대주주는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을 앞두고 최소 50%+1주 이상을 매수해 확실한 경영권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 휴젤은 2021년 8월 GS-IMM인베스트먼트, 싱가포르계 투자사인 C브릿지캐피털,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가 컨소시엄을 이뤄 1조 7239억 원에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잔여 지분 인수를 마무리하며 현재 43.24%의 지분을 갖고 있다.
휴젤은 컨소시엄의 인수 당시 주가가 23만 원대에 달했지만 이날 12만 9200원에 장을 마감하는 등 몸값이 크게 하락했다. 이는 휴젤 인수를 위해 조달한 5450억 원 규모의 인수금융에 대한 주식담보 가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휴젤은 8월 14일까지 NH투자증권을 통해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맺는 등 주가 안정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 이후 주가 하락이 심했기 때문에 휴젤과 투자 후보자 측 간 기업가치를 놓고 이견도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휴젤 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투자 유치와 공개 매수는 주요 주주가 협의하고 있으나 확정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휴젤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인수합병(M&A) 전문가인 차석용 전 LG생활건강(051900) 부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며 사업 확장 및 다변화를 위한 채비를 갖췄다. 휴젤은 보톡스 분쟁과 미승인 보톡스 판매 의혹 등 악재 속에도 대표 제품인 보툴렉스(수출명 레티보)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딥서치에 따르면 2020년 매출은 2110억 원에서 2022년 2816억 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887억 원에서 2022년 말 1153억 원으로 각각 늘었다. 이 기간 자산평가 손실액이 181억 원에서 311억 원으로 증가하는 등 영업 외 비용이 362억 원에서 532억 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을 780억 원에서 1013억 원으로 끌어올린 덕분이다.
이는 중국의 방역 조치가 풀리면서 그동안 막혔던 수출이 분기당 100억 원 이상 늘고, 유럽 20개국에서 품목허가를 받는 등 해외 판로가 뚫리고 있기 때문이다. 휴젤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 허가 여부가 이달 중 결론나는데 허가될 경우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C브릿지캐피탈은 헬스케어 기업들에 투자를 전문으로 하고 있어 보톡스 전문가인 브렌턴 엘 손더스를 휴젤의 이사회 의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브렌턴 엘 손더스는 세계 최초로 보톡스를 제조한 알러겐의 최고경영자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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