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공단이 사모펀드(PEF)와 벤처캐피털(VC)에 9500억 원 규모의 출자를 단행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 상승으로 인수합병(M&A) 시장에 자금이 메마른 가운데 PEF와 VC 운용사가 결성하는 블라인드펀드(투자처를 정하지 않고 결성하는 대형 펀드)에 자금을 수혈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7일 국내 사모 투자 위탁 운용사 선정 계획을 공고했다. 이달 27일까지 제안서를 신청받아 6월 중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벤처펀드는 PEF 사업이 마무리된 후 7월 중 공고를 내고 제안서를 접수받는다.
PEF 분야는 3개 이하의 운용사를 선정해 총 8000억 원을 출자한다. 운용사는 1500억~3500억 원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출자 제안이 가능하다.
기존에 국민연금의 출자를 받은 위탁 운용사는 보유한 펀드 약정 금액의 60% 이상을 소진해야 출자 접수가 가능하다. 해외 운용사의 경우 제안서 접수일 이전에 국내 법인을 보유해야 신청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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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의 출자 계획에 따라 국내 주요 PEF 운용사들의 지원 열기도 뜨거울 것으로 관측된다. IMM프라이빗에쿼티와 한앤컴퍼니·맥쿼리자산운용·VIG파트너스 등이 올해 조 단위 펀드 결성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서는 각 운용사가 개별적으로 기관투자가를 찾아 자금을 유치하지만 국내에서는 기관투자가가 여러 운용사를 상대로 공모하는데 국민연금의 출자를 받은 운용사가 나머지 연기금·공제회로부터 추가 출자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IMM PE는 최대 2조 6000억 원을 목표로 로즈골드 5호 펀드 결성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해 말 8000억 원 규모로 1차 펀딩 클로징을 마무리하고 사학연금·교직원공제회 등 주요 연기금 및 공제회를 출자자로 확보한 상황이다. MBK파트너스 역시 올해 새 펀드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
인프라 투자의 강자인 맥쿼리 PE 역시 1조 원 규모의 신규 펀드를 만든다. VIG파트너스는 올해 1월 이스타항공 투자를 마무리하면서 최대 1조 5000억 원 규모의 펀드 자금 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하반기에는 벤처펀드 출자 사업에 돌입한다. 11월 중 최대 4개 운용사를 선정해 총 1500억 원을 출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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