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0일(현지 시간) 사법 개혁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을 해임하지 않겠다고 번복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갈란트 장관과 지난 2주간 긴밀히 협력해왔다”며 "우리 사이에는 의견충돌이 있었지만 그런 논쟁은 잊기로 했다”는 말과 함께 기존 해임 결정을 철회했다. 갈란트 장관도 기자회견 직후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 안보를 위해 전력으로 계속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갈란트 장관은 지난달 25일 TV생중계 연설에서 “현재 내가 목격한 강렬한 분노와 고통은 이전에 보지 못한 것이다. 사회의 분열이 군 내부까지 퍼졌다. 이는 국가 안보에 즉각적이고 실재하는 위험”이라며 사법부 무력화 입법을 중단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다음날 즉각 경질 발표로 받아치며 분노한 민심에 불을 붙였다.
이후 반정부 시위 규모가 확대된 것은 물론 노동계 총파업까지 이어지자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27일 사법 정비 입법 연기를 선언했다.
최근 팔레스타인 등 주변국과의 무력 충돌이 빈번해지며 안보 우려가 높아진 점도 철회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달 4일에는 정체불명의 무인기가 시리아에서 국경을 넘어 침범하는 등 국방부 수장의 부재가 가장 치명적인 시기라는 비판이 잇따르자 기세를 꺾은 것으로 풀이된다.
네타냐후 연정이 사법 개혁을 백지화하라는 시민사회의 요구를 줄곧 무시하며 지지율은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 이스라엘 채널 13 방송은 앞서 9일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현시점에서 총선이 치러진다는 가정하에 집권당인 리쿠드당은 의석의 3분의 1 이상을 잃게 될 것이며 극우파 정당들과 연합하더라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할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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