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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채 계속 발행되면 문제…전기료 인상으로 대응해야"

[李총재 '자금시장 블랙홀' 경고]

부동산 PF 연체율은 감내할만

부실 전이 방지 대책도 마련 중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자금시장의 블랙홀’로 떠오른 한국전력 회사채에 대해 “앞으로도 계속 많은 물량이 발행되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전기요금을 인상하면서 대응할 것으로 본다”며 공공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한전채 발행에 따른 자금시장 경색 우려에 대해 “발행 물량의 부담도 컸지만 ‘레고랜드 사태’로 회사채 시장 전체가 경직되면서 시장에 주는 충격이 더 컸다”며 “지금은 시장이 안정화된 상태로, 지난해만큼 부담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계속 많은 물량이 발행되면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결국 (한전채 발행) 시기와 폭의 문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전기요금을 인상하면서 대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전기요금 동결로 한전에 재무 부담을 키울 경우 또다시 한전채 발행이 늘어 자금시장의 블랙홀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 셈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도 “정부가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하면 경상수지 적자와 환율 상승을 통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한전채 발행 증가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전은 올 1분기에만 8조 100억 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6조 8700억 원)보다 17% 늘어난 것이다.



최근 새마을금고에서 촉발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에 대해서는 “부동산 경기의 하락 속도가 둔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 가능성이 커진 것은 좋은 신호”라며 “특히 연체율도 과거나 해외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아직 감내할 만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부 금융사의 부실이 전체 금융기관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여러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의 파급효과와 관련해서는 “미국과 달리 우리는 변동금리 비중이 높고 채권 만기도 짧아 충격은 제한적”이라면서도 “디지털뱅킹 발전에 따른 위기관리와 감독 문제는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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