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4대 회계 법인인 언스트앤드영(EY)이 내부 반발에 7개월간 추진했던 회계·컨설팅 사업부 분할 방안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한국 법인인 EY한영도 조직 분리 작업을 중단하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 시간) EY가 전 세계 파트너들에게 회계감사와 컨설팅 부문 분할 계획을 취소했다는 사실을 e메일로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법인 대표들이 재정적으로 독립할 준비가 안 됐다며 강하게 반발한 것이 배경이다. FT는 “글로벌 경영진은 예정대로 사업 분할 계획을 진행하기를 원했지만 미국 측이 이를 반대해 철회했다”고 전했다.
앞서 EY는 컨설팅 부문이 회계감사 고객에게 서비스 상품을 판매하는 데 따른 이해 충돌 요소를 없애려 지난해 9월부터 두 부문을 쪼개는 방안을 검토했다. EY 글로벌 경영진이 승인한 이 구상은 코드명 ‘에베레스트 계획’이라고 불렸다.
지난해 말에는 줄리 볼랜드가 회계 법인 글로벌 회장을, 카르마인 디 시비오가 컨설팅 부문 회장을 각각 맡는 식으로 계획이 구체화하기도 했다. 카르민 디시비오는 에베레스트 계획을 주도한 인물이다.
한국의 EY한영도 회계와 컨설팅 부문 대표를 각각 별도로 두는 방안을 논의했다. 업계에서는 EY가 회계감사와 컨설팅을 분리하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와 KPMG·딜로이트 등 다른 대형 회계 법인도 뒤따를 가능성을 제기했다.
EY의 회계·컨설팅 분리 방안이 좌초되면서 EY한영도 조직의 큰 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EY한영 내부에서도 두 부문을 함께 유지하는 것이 영업에 도움이 된다는 목소리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EY는 사업 부문을 분할하겠다는 장기 방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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