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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몰린 자영업자 "최저임금 올리면 공멸"

[소상공인聯 내년 동결 요구]

전기·가스료·금리 올라 한계 직면

업종별 차등·주휴수당 폐지도 요구

오세희(왼쪽 세 번째) 소상공인연합회장과 업계 대표들이 12일 서울 여의도 소공연 회의실에서 내년 최저임금 동결을 요구하며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2018~2019년 최저임금 폭등으로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 직원을 줄이고 운영 시간까지 단축했습니다. 이미 극한 상황에 몰려 있는데 더 어떻게 하라는 말입니까?”

소상공인들이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전기료·가스비·금리 인상으로 한계 상황에 몰린 상태에서 최저임금이 또다시 오를 경우 소화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달 18일 최저임금위원회의 첫 전원회의가 열릴 예정이어서 이 같은 소상공인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소공연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저임금은 2017년 6470원에서 2023년 9620원으로 수직 상승했지만 코로나19 이후 영업이익은 43.1% 줄었다”며 “소상공인의 지불 능력을 감안해 내년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한다”고 밝혔다.



노동계가 내년 최저임금으로 올해보다 24.7% 인상된 시간당 1만 2000원을 주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게 이들의 목소리다. 배정열 배정열베이커리 대표는 “요즘 하루 얼마 팔았는지 확인하기가 두려울 정도로 어렵다”며 “밀가루·계란·버터 값이 다 올랐는데 빵값은 마음대로 올릴 수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최저임금이 또 오른다면 아무도 고용하지 못하고 사장 혼자 일할 수밖에 없다. 이건 사업을 접으라는 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저임금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오 회장은 “소상공인·중소기업·대기업의 지불 능력은 동일하지 않다”며 “최저임금이 노동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취지라면 최저임금 차등 적용은 취약한 사용자를 보호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라고 주장했다. 오두수 캐슬호텔 대표는 “숙박업은 손님이 한 명만 있어도 근무자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더 올리면 공멸하고 만다”며 “24시간 영업하는 소규모 숙박업 등은 특례를 적용하든가 해줘야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공연은 주휴수당 폐지도 함께 요구했다. 22년째 외식업을 하고 있는 정동관 와인삼겹살 대표는 “주휴수당을 감안하면 실질 최저임금은 이미 1만 원을 넘은 상태”라며 “35%의 인건비, 45%의 재료비에 세금·관리비 등 내면 사실상 무료 봉사로, 최저임금 동결과 업종별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건비 부담이 워낙 크다 보니 나 홀로 음식점을 운영하는 곳이 부쩍 늘었고 점심시간 같은 피크타임에도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는 대신 가족들의 손을 빌려 운영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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