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034730)그룹의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인 SK팜테코가 최대 6000억 원의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IPO)에 나서면서 국내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PEF)들이 투자 경쟁에 나섰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팜테코와 프리IPO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모건스탠리는 SK팜테코의 투자금 모집을 위해 이달 초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설명서(IM)를 배포했다. SK팜테코의 희망 기업가치는 최대 5조 원가량이 거론되는데 회사 측은 조만간 투자 구조와 해외 공장 방문 등 실사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 유치는 대외비로 소수 원매자를 대상으로 개별 협상에 나서는 ‘제한적 입찰’ 방식이다. SK팜테코는 투자금 확보뿐 아니라 사업 시너지를 도모할 수 있는 파트너 확보를 위해 바이오 부문 이해도가 높거나 관련 투자 경험이 있는 PEF에만 기업 정보를 일부 공개했다. 현재까지 IM을 받은 PEF는 MBK파트너스와 IMM프라이빗에쿼티·스틱인베스트먼트·스톤브릿지캐피탈 등 4곳~5곳으로 확인됐다.
IB 업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번 프리IPO에 초대받은 PEF 모두 대형 블라인드 펀드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자금력과 함께 바이오 기업 투자에 전문성을 갖고 있는 사모펀드에 투자설명서가 나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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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지주사 SK의 100% 자회사인 SK팜테코는 세포·유전자 치료제와 각종 합성 의약품 및 바이오의약품 등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두고 있다. SK팜테코는 올해 미국 나스닥 상장을 계획했다 시장 상황을 고려해 현재는 보류했다. 다만 이번 투자 유치 후 이르면 내년에도 나스닥행이 재추진될 수 있다는 관측에 사모펀드들의 투자 열기가 뜨거운 것으로 알려졌다.
SK팜테코는 2017년 SK바이오텍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보유한 아일랜드 공장(현 SK바이오텍 아일랜드)과 이듬해 미국 원료 의약품 기업 앰팩 등을 인수해 한국과 미국·유럽에 걸쳐 CDMO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국내 자회사로는 당뇨병과 식도염 치료제 등 합성 의약품의 원료 의약품 CDMO 기업인 SK바이오텍이 있다.
이에 따라 SK팜테코는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제조사로 입지를 다져 실적 성장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SK팜테코의 지난해 매출은 9070억 원, 영업이익은 490억 원을 각각 기록했는데 매출은 전년(7750억 원)에 비해 17% 이상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021년에 비해 69% 급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중화된 항체 치료제를 생산하는 2세대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주력한다면 SK팜테코는 세포·유전자 치료제를 생산하는 3세대 사업에 힘을 싣고 있어 해외 투자 움직임도 활발하다. 지난해 미국 CDMO 기업인 CBM에 3억 5000만 달러(약 4200억 원)를 투자하면서 CBM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2021년에는 프랑스 CDMO 기업 이포스케시 지분 70%를 인수하면서 해외에서 세포·유전자 치료제 생산 역량을 확보하기도 했다.
SK팜테코는 이번 프리IPO로 투자 실탄을 확보하면 바이오의약품 사업 확장과 동시에 추가 해외 인수합병(M&A)에도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월 SK팜테코의 자회사인 SK바이오텍 세종 공장에서 간담회를 연 SK의 김연태 바이오 투자센터장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미국 CBM의 추가 지분 확보를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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