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가 의회에 제출한 내년 국방 예산은 올해보다 3.2% 증가한 8420억 달러(약 1116조 710억 원)로 원화로 환산하면 1000조 원을 훌쩍 넘는다. 미국 국방 정책의 핵심에 위치한 기업인 노스롭그루먼은 수혜를 입지 않을 수 없는 셈이다.
내년 미국의 국방 예산안은 자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주요 상대가 제3세계의 반군이나 테러 조직이 아닌 ‘군사 강대국’임을 명시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고 미국의 이익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전력이 무엇인가를 제시하고 있어 흥미롭다.
미국의 관점에서 보면 중국은 태평양 건너편에 위치한 먼 나라다. 따라서 중국으로 대변되는 군사 강대국들의 위협에 대응하려면 먼 거리에 위치한 시설들을 정밀 타격하는 결정적 공격 체계, 즉 전략자산의 확충이 필수적이다. 스텔스 폭격기 및 장거리 순항미사일, 탐지 및 통신 위성 등은 강대국의 위협에 대처하는 미국의 대표적 전략자산들이다.
노스롭그루먼은 미국 국방부에 전략무기 체계를 공급하는 대표적인 방위산업체다. 전체 매출의 87%가 미국에서 발생할 만큼 미국 국방 예산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기업이다. 노스롭그루먼이 미국 국방부에 제공하는 방위 솔루션들은 항공기, 센서류, 방위 시스템, 발사체, 위성 등 다양한 영역을 포괄한다.
노스롭그루먼의 주력 사업 모델 중에서도 특히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분야는 우주산업과 항공기다. 특히 우주사업은 새로운 전쟁의 영역으로 떠오른 우주를 선점하기 위한 미국의 강력한 의지가 투영돼 있다. 미군은 육해공군 및 해병대와 별도로 우주사령부(Space Command)라는 군 조직을 운영할 정도로 우주라는 새로운 전쟁 영역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최근 들어 미국은 노후화된 탄도미사일 체계를 개편하고 있는데 노스롭그루먼은 이 사업에 참여하면서 우주사업의 성장을 모색 중이다.
스텔스 전략폭격기로 대표되는 항공기 부문도 노스롭그루먼의 핵심 사업이다. 오래된 B-2 스피릿 폭격기를 대체하는 신형 B-21 레이더가 등장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가 상당히 커진 상황이다. 또한 노스롭그루먼의 항공기 부문은 록히드마틴의 다목적 스텔스 항공기인 F-35 라이트닝2의 핵심 부품도 공급하고 있다.
노스롭그루먼의 주가는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급등했으나 최근에는 상당히 조정을 받았다. 단기 조정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막강한 군사력과 기술력을 보유한 군사 강대국들의 위협에 적극 대응한다는 미국의 새로운 방위 전략은 장기적으로 노스롭그루먼의 기업가치에 우호적일 수밖에 없다. 올 들어 사뭇 달라진 미국의 방위 전략에 가장 어울리는 방위산업체로 노스롭그루먼을 제시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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