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의 지분 매입으로 인해 주가가 상승 궤도를 달리고 있는 LG(003550)에 대해 “현 경영권 지분 가치는 비정상적일만큼 극심한 저평가 구간에 있다”며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다면 이보다 10배 이상의 가격이 될 것”이라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14일 김현수 DS투자증권 연구원은 “LG의 가족간 소송 분쟁 이후 영국계 투자회사인 Silchester International Investor LLP(실체스터)가 전날 LG의 지분 5.02% 보유를 공시했다”며 “보유 목적을 '일반 투자'로 단순 투자보다 높은 수준으로 공시했으나 경영권에 직접 개입할 목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LG 주가는 실체스터의 지분 매입 소식에 최근 3거래일(12~14일)동안 6.67% 상승했다.
가족간의 상속 분쟁에 대해 경영권 위협 가능성은 낮게 봤다. 김 연구원은 “정황상 실체스터가 과거 경영권을 위협할 만큼의 적극적인 전략을 펼친 사례가 없고, 이미 상속 완료 시점 이후 상속 회복 청구권에 대한 제척 기간 3년이 넘었으며, 연부연납을 통해 상속세 상당 부분이 납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실체스터의 지분 매입이 LG에 대한 주주들의 요구가 높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그동안 LG는 소각 없는 자사주 매입 정책, 풍부한 순현금 대비 낮은 주주 배당금, 보유 자산 대비 현저한 저평가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아왔기 때문에 실체스터 포함 주주들의 주가 부양과 주주환원에 대한 요구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2조 4000억 원 수준인 LG의 경영권 지분 가치가 비정상적일 만큼 낮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LG그룹의 경영권이 M&A 시장에 나온다면 이보다 10배 이상의 가격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연구원은 “LG의 주가는 극심한 저평가 구간에 있다”며 지주회사 할인율 조정을 통해 목표주가를 기존 9만 8000원에서 10만 8000원으로 올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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