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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비우량' 대한항공 회사채도 흥행 ‘잭팟’

1500억 모집에 6000억 ‘뭉칫돈’ 몰려

BBB+ 불구 A급 회사채와 금리도 비슷

센트럴시티·GS리테일도 발행 순항

활주로에서 이륙하는 대한항공 B787-9 여객기. 사진 제공=대한항공




신용등급 ‘BBB+’의 대한항공(003490)이 올해 첫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4배에 가까운 주문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여객 실적 정상화 추세가 뚜렷해지자 대한항공은 이번 발행에서 A급 회사채와 비슷한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하게 됐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날 1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2년물 3215억 원, 3년물 2770억 원 등 총 5985억 원의 주문을 받았다. 대한항공은 개별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에 -30~30bp(1bp는 0.01%포인트)를 가산한 금리를 희망했는데 2년물은 -55bp, 3년물은 -71bp에서 각각 물량을 채웠다. 시장이 평가한 대한항공의 회사채 가격보다 훨씬 비싸게 사려는 투자자가 많았다는 의미다. 대한항공은 수요예측에서 예상 조달금리가 희망 범위 하단을 크게 밑돌아 3년물 기준 A급 회사채 민평금리보다 겨우 21bp 높이는 기염을 토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주관사를 선정해 조달 안정성을 높였고 대한항공 자체가 일반 투자자들에게 친숙해 리테일 수요가 많았다”고 전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NH투자증권(005940)·삼성증권(016360)·키움증권(039490)·IBK투자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 등 총 6곳의 증권사를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24일 납입을 예정한 대한항공은 수요가 몰리자 2500억 원까지 증액해 발행하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대한항공은 항공·육상 등 운송업 부문에서 국내 상위의 시장 지위를 보유한 한진그룹의 주력 계열사다. 지난해 말 기준 최대주주는 한진칼로 26.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문아영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여객 부문 실적 회복을 기반으로 양호한 이익 창출력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유상증자, 현금 창출력 개선 등을 통해 재무 부담이 크게 완화됐으며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 이후에도 재무 부담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수요예측을 진행한 대기업 계열사들도 줄줄이 흥행을 기록하며 시장 평가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했다. 현대케피코(A+)는 600억 원 모집에 6750억 원, GS리테일(007070)(AA)은 1500억 원 모집에 9900억 원, 신세계센트럴시티(AA-)는 1500억 원 모집에 6200억 원의 매수 주문을 각각 받았다. 시중금리가 정점에 이르러 회사채 시장의 안정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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