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금리가 급등하면서 증가세를 보였던 은행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자 수가 올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기준금리 동결 등으로 시중금리가 정점에 올라섰다는 ‘금리 피크’가 힘을 받으면서 은행 ISA에 대한 기대감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은행 ISA 가입자는 104만 9775명으로 전달(105만 5179명)보다 5404명 줄었다. 은행 ISA 가입자 수는 지난해 10월 전월 대비 2361명 늘면서 증가세로 돌아선 후 11월과 12월에도 각각 3725명, 3463명 늘었으나 올해 1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 증권사 ISA는 최근 들어 가입자 수가 예전보다 더 늘어나며 대조를 보였다. 2월 말 기준 증권사 ISA 가입자 수는 361만 4408명으로 전달보다 2만 4546명 증가해 지난해 4분기 월 평균 증가 수(1만 6683명)를 훌쩍 넘어섰다.
은행 ISA가 최근 다시 외면 받는 것은 시중금리가 정점을 찍고 내려가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 ISA 가입자 중 80% 이상 가입하는 신탁형 ISA의 주요 자산이 은행 예·적금이다 보니 앞으로 예금금리가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자 은행 ISA에서 발을 빼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2월 말 기준 신탁형 ISA 편입 자산의 92.6%가 예·적금에 몰려 있다.
은행 ISA에서 제공하는 예금금리가 일반 시중 예금 상품 금리보다 낮은 것도 은행 ISA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4대 시중은행의 ISA 전용 정기예금 금리는 1년 만기의 경우 연 3.05~3.3%다. 반면 시중은행의 주력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3.37~3.5% 수준으로 ISA 전용 예금금리보다 높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 ISA에서 판매 은행의 상품을 편입하지 못하기 때문에 굳이 은행들이 ISA 예금 금리를 높일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ISA에 제공하는 비과세 혜택을 고려하면 ISA 전용 상품이 유리하기는 하지만 의무 보유 기간(3년) 등을 고려하면 ISA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것도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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