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352820)·JYP엔터테인먼트 등 엔터주가 신인 데뷔 기대감에 급등하자 이들 종목에 주로 투자하는 K콘텐츠 상장지수펀드(ETF)도 전체 수익률 1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같은 K콘텐츠 ETF로 분류되면서 네이버·카카오(035720) 등 웹툰 관련주에 주로 투자한 상품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수익률을 보이며 대조를 이뤘다.
17일 코스콤에 따르면 7~14일 ‘HANARO FnK-Pop&미디어 ETF’의 수익률은 9.32%로 전체 ETF(레버리지 상품 제외) 중 1위를 차지했다. 에프앤가이드의 ‘K-POP&미디어’ 지수를 추종하는 이 상품은 주로 연예기획사와 드라마 제작사에 투자한다. 상위 편입 종목 3개는 하이브(29.46%), JYP엔터(16.81%), 에스엠(041510)(14.54%)으로 대형 기획사 3사의 비중만 60%가 넘는다.
같은 기간 케이팝·드라마·영화 등 K콘텐츠 전반에 투자하는 ‘TIGER미디어콘텐츠 ETF’도 6% 올라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수익률(4.56%)을 뛰어넘었다. 이 상품 역시 30% 이상을 대형 기획 3사로 구성했다. JYP엔터(10.53%), 에스엠(10.39%), 하이브(10.28%) 순으로 편입 비중이 높다.
이들 ETF가 수익률 고공 행진을 하고 있는 것은 주요 투자 대상인 엔터테인먼트 주식들이 최근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이 한국 솔로 가수 최초로 ‘아티스트 100’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미국 법인이 현지에서 새 걸그룹을 선보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하이브 주가는 7~14일 26.34%나 급등했다. JYP엔터 역시 미국 걸그룹 데뷔 프로젝트 ‘A2K’를 2분기부터 시작한다는 소식에 이 기간 9.11% 급등했다. 이들과 함께 4대 기획사로 꼽히는 에스엠(7.65%)과 YG엔터테인먼트도 각각 7.65%, 9.17% 상승했다.
이에 반해 케이팝에 투자하지 않는 K콘텐츠 ETF는 비교적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웹툰·드라마 관련주에 주로 투자하는 ‘KODEXfn웹툰&드라마’는 7~14일 수익률이 3.44%에 그쳤다. 최근 3개월 간 성과는 심지어 7.76% 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상장된 K콘텐츠 ETF 4종 중 유일한 마이너스 성적표다. 부진한 수익률은 웹툰 관련주인 카카오(16.53%)·네이버(16.24%)의 비중이 30%가 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연초 이후 각각 20만 원, 6만 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다만 앞으로 K콘텐츠 ETF들이 업종을 가리지 않고 나쁘지 않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네이버·카카오의 실적이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관련 ETF 가격도 덩달아 오를 것으로 봤다. 실제 지난달 30일부터 SK·메리츠·키움증권과 키움·SK증권이 네이버와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각각 상향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핵심 이익을 내는 광고 부문의 부진으로 네이버·카카오에 대한 눈높이를 상반기까지 다소 내릴 필요가 있다”면서도 “네이버의 서치GPT, 카카오의 KoGPT 등 연내 공개 예정인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로 반전을 기대해 볼 수 있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증시 전문가들은 케이팝 ETF 역시 호실적에 힘입어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이다. 이미 올 1분기 4대 기획사의 총 앨범 판매량(1653만 장)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권업계는 올 2분기 이들 4사의 영업이익 총합이 1798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주 높아진 기대치조차 뛰어넘는 앨범, 음원, 상품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며 “수익성이 높은 지식재산권(IP) 판매량 증가가 엔터주의 영업이익 전망을 계속 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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