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V70 전기차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 지침에 따라 지급되는 7500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현대차(005380)그룹은 예상했던 수순이라며 상업용 차량 판매를 확대해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현지 합작 공장 설립 속도를 높이고 배터리 광물 규정을 해소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 중인 GV70 전기차는 IRA 보조금 수혜 대상이었지만 이날 공개된 최종 지원 대상 차종 명단에서 제외됐다. 북미 현지 생산 요건은 갖췄지만 배터리 핵심 광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서다.
일부 외신에서는 현대차 등 해외 제조사의 고전을 예고했지만 현대차그룹은 애초부터 IRA 세부 지침을 충족하기 어려웠던 만큼 크게 문제될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타사도 함께 보조금 대상에서 빠진 점을 되레 긍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보조금 수혜 여부와 관계없이 현대차그룹은 상업용 전기차 판매 비중을 확대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리스와 렌털 등 상업용 전기차는 북미 조립과 배터리 요건에 관계없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다. 이미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상업용 전기차 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현대차·기아(000270)의 올해 1분기 미국 상업용 전기차 판매 비중은 28%까지 높아졌다. 1월 25%, 2월 27%, 3월 29%로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양사의 상업용 전기차 판매 비중이 3~5%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미국 현지 공장 설립 시기를 예정보다 앞당기는 방안도 거론된다. 현대차·기아는 미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에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전기차와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고 있다.
동시에 국내 배터리 업계와 IRA 배터리 요건을 충족하는 작업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앨라배마 공장에서 조립 중인 GV70 배터리를 중국산에서 북미산으로 대체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IRA 세부 지침에 따른 보조금 수혜 대상에 다시 포함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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