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생활용품 브랜드 ‘쿤달’이 올해 매출 1000억 원 고지를 넘어설 전망이다. 처음엔 대형 e커머스에서 사라진 대기업 제품의 빈 자리를 채울 ‘대타’로 기용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지만 뛰어난 품질과 탄탄한 제품 라인 업이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으면서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수출국도 늘고 있어 앞으로도 성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쿤달’ 제조사 더스킨팩토리의 지난해 매출액은 965억 원으로 전년(806억 원) 대비 20% 신장했다. 영업이익도 116억 원으로 11.9% 증가했다. 2016년 10월 설립된 이 회사는 2017년 55억 원의 매출을 올린 뒤 2019년 318억 원, 2021년 806억 원에 이어 지난해 965억 원까지 5년간 꾸준히 성장하며 매출이 18배 가까이 뛰었다. 2020년 코로나19 영향으로 손 소독제 판매가 폭증하면서 매출 1200억 원을 기록한 바 있으나, 일회성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순수 브랜드 상품만으로는 올해 매출 ‘1000억 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쿤달은 샴푸, 비누, 바디워시·로션, 디퓨저 등 생활뷰티 용품 카테고리에서 100개 이상의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론칭 초기만 해도 제약이 많았다. 화장품이나 세제 등은 대기업이 이미 시장을 장악한 데다 소비자의 선호도도 어느 정도 고정돼 있어 중소기업의 신규 브랜드가 새 고객을 뚫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때 기회의 발판이 되어준 것이 쿠팡이다. 2019년 국내 1위 생활용품 기업이 쿠팡에서 자사의 모든 브랜드 판매를 중단하면서 해당 품목에 해당하는 다수 중소기업 상품이 대체용으로 소개·판매됐는데, 그 중 하나가 쿤달 샴푸였다. 당시 전문 조향사가 만든 맞춤형 향과 감각적인 디자인의 용기가 화제를 모았고, 품질 역시 긍정적인 후기가 잇따르면서 샴푸 외 바디 용품과 세제, 방향제 등으로의 추가 구매가 이어졌다. 2017년부터 쿠팡에 입점했던 쿤달의 매출은 이 시기를 기점으로 큰 폭으로 신장했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의 성과도 빛을 보고 있다. 2년 전 24개국이던 쿤달의 수출국은 현재 51개국까지 늘었다. 미국·일본 아마존, 동남아 드럭스토어 왓슨 등에 진출했으며 최근에는 쿠팡 로켓직구 사업을 통해 대만에서도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이 같은 세 확장에 힘입어 올 초에는 ‘욕세럼’으로 유명한 화장품 브랜드 ‘네시픽’을 보유한 기업 에이빌 코리아를 인수하기도 했다. 노현준 쿤달 대표는 “인수 효과 등에 힘입어 올해 매출 목표는 1400억 원 정도를 보고 있다”며 “연 매출 1000억 원을 3년 연속하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이 되는데 그 목전에 왔다”고 뿌듯해 했다. 이어 “대기업들이 유통 채널을 꽉 잡고 있으면 진입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쿠팡의 적극적인 지원과 판매 육성으로 브랜드가 알려지면서 크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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