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3사가 5세대(5G) 이동통신 사업의 영역을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넘어 자동차로 확장한다. BMW와 손잡고 첫 전용 요금제를 이르면 내주 중으로 출시해 다양한 ‘카포테인먼트’(자동차·정보·엔터테인먼트) 이용에 필요한 5G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독일의 글로벌 차량 제조사 BMW와 손잡고 5G 커넥티드카 요금제를 이르면 이달 25일 출시한다. 3사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관련 요금제를 신고했다.
BMW의 이심(eSIM) 지원 차량을 가진 운전자가 요금제에 가입하면 스마트폰처럼 독립적인 단말장치로서 차량을 통해 전화와 5G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커넥티드카 4G 요금제와 기업 고객만을 대상으로 한 기업간거래(B2B) 방식의 5G 요금제는 기존에도 있었지만 모바일 요금제와 같은 기업-소비자 거래(B2C) 방식의 5G 요금제가 국내에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요금제는 월 8800원부터 4만 9500원, 데이터 용량은 250MB(메가바이트)부터 150GB(기가바이트)까지 총 5종이다. SK텔레콤이 최저와 최고 요금제를, LG유플러스가 중간 요금제를 판매한다. SK텔레콤은 월 8800원에 250MB를 제공하는 ‘BMW 이심 베이직’과 4만 9500원에 150GB를 제공하는 ‘BMW 이심 프리미엄’ 등 2종 요금제를 내놓는다. KT는 월 9900원에 600MB를 제공하는 ‘5G 커넥티드카 베이직’과 1만 9800원에 2.5GB를 제공하는 ‘5G 커넥티드카 프리미엄’을, LG유플러스는 월 1만 6500원에 3GB를 제공하는 ‘5G 커넥티드카(BMW) 3GB+쉐어링 요금제’를 출시한다. 3사 요금제 모두 데이터 소진 시 스마트폰 요금제와 결합해 일정량의 모회선(스마트폰) 데이터를 끌어다 쓸 수 있다. KT의 경우 사용 가능한 모회선 데이터가 월 최대 100GB다.
이번 요금제 출시는 이통 3사가 어느 정도 가입자 확보가 이뤄진 모바일을 넘어 ‘블루오션’인 자동차로 5G 통신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음원 스트리밍, 게임, 쇼핑, 업무, 내비게이션을 종합적으로 아우르는 카포테인먼트 플랫폼으로 발전하는 가운데 덩달아 커지는 이용자들의 데이터 수요를 노린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차량의 센서와 인공지능(AI) 발달로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가 확대된다면 OTT와 같은 콘텐츠 소비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카포테인먼트 시장 규모는 지난해 240억 달러(약 31조 원)에서 2032년 590억 달러(78조 원)로 2.5배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미 3사는 이런 상황에 대응해 자사 AI나 자체 개발한 카포테인먼트 플랫폼을 국내외 여러 차종에 앞다퉈 공급해왔다. SK텔레콤은 볼보·르노코리아·재규어랜드로버 등에 AI ‘누구 오토’와 티맵모빌리티의 ‘티맵 오토’를, KT와 LG유플러스도 포드·링컨·도요타·현대차·기아·KG모빌리티 등에 자사 기술을 적용했다.
이통 3사는 BMW 외에 여러 차량 제조사와 협업해 요금제 가입이 가능한 차종과 가입자 규모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요금제 종류와 스마트폰 결합을 포함한 옵션도 다양해질 전망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여러 차량 제조사와 협업해 요금제 가입이 가능한 차종을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기존 4G 요금제는 차량 원격 제어를 위한 통신 등에 제한적으로 쓰였다면 5G 요금제는 OTT 등 점점 커지고 있는 카포테인먼트 산업에 발맞춰 고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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