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노리는 ‘빚투(빚 내서 투자)’ 규모가 20조 원을 돌파하며 계속 늘고 있다. 일부 테마주가 급등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빚투에 나선 가운데 최근 900을 넘었던 코스닥지수가 조정을 받고 있어 반대매매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빚투로 불리는 신용거래 융자 잔액이 20일 기준 20조 2863억 원으로 집계됐다. 증시 전체의 빚투 규모가 19일 20조 1369억 원으로 10개월여 만에 20조 원을 넘어선 데 이어 증가세가 멈추지 않는 것이다. 지난해 말의 신용 융자 잔액은 16조 5186억 원으로 빚투는 넉 달이 채 되지 않아 약 3조 8000억 원이나 급증했다.
신용융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코스닥에 집중된 테마성 종목이 급등하자 이들 종목에 대출을 낀 매매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올 들어 코스닥에서는 2차전지와 로봇·인공지능(AI) 등 테마주들이 크게 올랐다. 특히 에코프로(086520)와 에코프로비엠(247540)은 연초 대비 각각 491%, 219% 폭등했다. 실제로 코스닥의 20일 신용 융자 잔액은 10조 4618억 원으로 코스피(9조 8245억 원)를 능가했다.
빚투 규모가 급증하면서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영업점 창구와 온라인 플랫폼에서 신용을 통한 신규 매수 주문 및 주식담보대출을 중단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센터장은 “개인투자자 의존도가 높은 코스닥 랠리가 3개월째 이어지면서 빚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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