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본계약을 빠르게 체결하길 원합니다. 이 합작법인에 한수원의 지분 투자 참여율이 높기를 희망합니다.”
보이치에흐 동브로프스키(사진) 폴란드전력공사(PGE) 사장은 24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2023 원자력 산업 국제회의(ICAPP 2023)’에서 개최한 기자 간담회에서 “한수원은 투자 경험이 많고 한정된 예산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능력도 뛰어난 기업”이라며 “한수원이 합작법인의 지분 중 49% 정도를 투자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동브로프스키 사장의 언급에는 한수원이 지분 49%, 폴란드 측이 지분 51%를 확보해 한수원과 원전을 공동 운영하되 한수원의 투자를 최대한 끌어내길 원하는 PGE의 입장이 드러난다.
한수원은 지난해 10월 PGE와 폴란드 민간 발전사 제팍(ZE PAK)과 함께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했다.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로부터 240㎞ 떨어진 퐁트누프 지역에 2~4기의 원전을 개발하는 게 골자다.
이와 관련해 PGE와 ZE PAK은 이달 13일(현지 시간) 한수원과의 협력 창구 역할을 할 합작회사(PGE PAK)를 설립했다. PGE PAK은 한수원과 또 다른 합작법인을 만든 뒤 퐁트누프 지역 원전 개발에 착수하게 된다.
PGE 및 PGE PAK 관계자들은 한수원과 합작법인 설립 조건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부터 열린 ICAPP 2023에 참석했다. ICAPP 2023을 전후로 한수원이 폴란드 원전 개발을 위해 얼마를 출자해야 하는지, 나아가 출자금을 어떻게 회수할지 등에 대한 가닥이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
마치에이 스테츠 PGE PAK 부사장은 “한수원과의 합작법인은 퐁트누프 원전에 대한 타당성 조사, 현장 조사, 환경 조사 등을 함께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이 법인을 세우려면 지분 투자율, 멤버 구성, 원전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일 등 세 가지를 논의해야 하는데 이를 이번 방한 기간에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폴란드는 최근 에너지 안보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만큼 원전을 최대한 빨리 가동하기를 원하고 있다. 스테츠 부사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값싼 에너지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민들의 인식이 폴란드 안에서 강해지고 있다”며 “2035년에는 첫 번째 원전을 시운전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며 이 프로젝트를 최대한 빨리 시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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