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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특수 끝난 배달대행, 투자 유치에 '사활'

엔데믹 이후 시장위축·적자 직면

300~1000억 규모 자본확보 경쟁

'점유율 1위' 바로고만 투자자 찾아

유치 무산땐 경영권 매각 가능성도


엔데믹 전환으로 코로나19 특수가 끝난 배달 대행업체들이 투자 유치를 통한 생존경쟁에 나섰다. 배달 대행 시장점유율 1위인 바로고를 필두로 만나플래닛과 로지올·스파이더 모두 신규 투자자 물색에 나서고 있지만 고금리로 시중 유동성이 줄어 진땀을 흘리는 형국이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배달 대행업체 바로고와 만나플래닛·로지올·스파이더크래프트 등이 300억 원에서 최대 1000억 원의 외부 자본 유치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들 배달 대행 4개사는 거리 두기 해제로 외식 비중은 증가하는데 비용은 올라 배달 수요가 줄어 최근 고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온라인 음식 배달 서비스 거래액은 2조 186억 원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11.5% 줄면서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음식 배달 서비스는 지난해 7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거래액이 쪼그라들고 있다. 이에 비해 외식이나 여행 관련 거래액은 올 들어 지난해에 비해 2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수요 감소로 배달 대행업체들의 실적은 악화하고 있다. 배달 대행 업계 톱티어 업체인 바로고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273억 원으로 2020년(-50억 원)에 비하면 적자 규모가 5배 이상 불어났다. 생각대로를 운영 중인 로지올은 지난해 23억 원의 손실을 봤으며 만나플래닛도 지난해 58억 원의 손실을 기록해 2021년(-39억 원)과 비교할 때 1년 만에 적자 폭이 48%가량 증가했다. 업계 4위로 영웅배송 스파이더를 운영하는 스파이더크래프트도 지난해 3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배달 대행업체는 영업손실에도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들과 전략적 협업은 물론 외부 자본 유치로 활로를 찾고 있다. 다만 배달 시장이 위축되는데 신규 투자를 유치하려는 업체 간 경쟁은 심화해 투자자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투자 유치 작업이 무산될 경우 영업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경영권을 매각하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한때 기업가치 1조 원을 넘보던 ‘부릉’의 운영사 메쉬코리아가 자금난을 겪으며 법정관리에 오르더니 2월 hy(옛 한국야쿠르트)에 경영권을 넘긴 바 있다.

만나플래닛은 지난해 현대차(005380)와 투자 유치 협상이 무산된 후 감원 등 구조 조정을 진행하며 버티고 있다. 현대차 자회사인 포티투닷은 배달 대행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투자를 검토했으나 만나플래닛의 실적 성장세가 더디자 투자를 유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나플래닛은 일부 사업부를 매각하거나 지분 일부를 팔아 자금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면서 사업 시너지가 기대되는 기업과 합작법인(JV) 설립 등 다양한 외부 자본 유치 방안을 강구 중이다.

배달 대행 업계 1위 업체인 바로고는 일단 자금 투입 의사를 밝힌 해외 배달 플랫폼 업체를 확보했지만 난관이 적지 않다. 바로고는 최대 1000억 원의 신규 투자금 유치를 위해 기업가치와 세부 조건 등을 논의 중인데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와 11번가 등이 주요 주주로 포진해 있어 계획대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 유동적이다.

로지올과 스파이더크래프트 역시 외부 투자자 유치 논의를 시작했거나 추진 중이다. 다만 최근 고금리에 스타트업 등 벤처 투자 시장의 유동성이 급감해 확실한 투자자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업계 톱티어에서 중소형 배달 대행업체까지 현금 확보에 올인하고 있다”면서 “자금 확보에 실패한 일부 업체는 경영권 매각을 고려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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