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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는 2030 잡자"…일흔살 '백설' 대변신

CJ제일제당 1호브랜드 리뉴얼

'백설은 설탕' 고정 관념 탈피

하선정 등 편입시켜 소스 육성

MZ세대 요리솔루션 브랜드로





CJ제일제당(097950)이 그룹 최초이자 최장수 브랜드인 '백설'의 대대적인 변신을 시도한다. 1953년 11월 5일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이 부산 공장에서 생산한 국내 첫 설탕에서 시작된 '백설표'는 시대를 지나며 밀가루·식용유·육가공을 아우르는 상표로 성장했다. 여기에 양념장과 액젓, 소스류를 대거 확충해 '비비고'에 맞먹는 종합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CJ제일제당은 백설을 요리 솔루션 브랜드로 재편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리뉴얼은 2011년 이후 약 12년 만이다. 백설의 모태는 1953년에 생산한 설탕 브랜드다. 이후 '제일(Cheil)'과 '슈거(Sugar)'의 머리글자인 'CS'를 마름모꼴 안에 배열한 로고를 쓰다, 1965년 사내 공모를 통해 백설표로 최종 옷을 바꿔 입었다. 당시 영업 사원이었던 김구혜 씨가 설탕의 결정체가 눈꽃과 닮은 데서 착안해 제안한 아이디어였다.

설탕 브랜드로 출발한 백설은 1960~1970년대 밀가루·식용유·조미료를 출시하고, 1980~1990년대 햄과 양념장으로 발을 넓히며 요리 소재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2010년 1조 5000억 원을 돌파한 단일 매출은 펜데믹에 따른 집밥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 2조 3100억 원으로 2조 원을 넘어섰다. 이는 연 매출 3조 원인 비비고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CJ제일제당은 이번 리뉴얼을 통해 간편양념 브랜드인 '다담'과 액젓 브랜드인 '하선정'을 백설의 하위 브랜드로 편입하고, 소스류를 확충하기로 했다. 로고도 간결한 형태의 눈꽃별 이미지로 변경했다. 이를 통해 요리 소재를 넘어 요리 솔루션 브랜드가 되겠다는 게 회사 측의 구상이다.

이는 '젊은 CJ'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CJ제일제당은 사내벤처를 통해 대체음료 사업에 진출하는 등 혁신 경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설탕 사업 비중이 낮아지고 있는 만큼 '백설은 설탕'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주 고객 연령층을 낮추기 위한 전략이다.

특히 그동안 비비고에 초점을 맞춰 간편식을 육성해왔다면, 앞으로는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하는 미래의 주 소비자인 20~30대 잡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백설의 신성장동력은 소스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소스류 생산액은 2조 296억 원으로 2016년의 1조 6584억 원보다 22%가량 성장했다. 1인 가구 확대에 만능장 등 간편소스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코로나 펜데믹으로 내식 인구가 증가한 효과다.

백설은 한식 고기양념 소스류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식탁에서 바로 곁들이는 '테이블 소스' 제품군이 약점으로 꼽힌다. 반면 삼양식품 '불닭 소스'와 팔도 '비빔면 소스' 등 경쟁사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드레싱 제품군을 추가하는 등 보다 쉬운 요리를 위한 제품군 강화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향후 'K 프리미엄'을 붙인 소스류 수출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역사가 오래된 기업들의 변신 움직임은 거세지고 있다. 롯데제과가 56년 만에 롯데웰푸드로 사명을 변경한 게 대표적이다. 오뚜기는 소스류 매출이 정체 되자 계란 대신 콩을 사용한 '담백한 소이마요'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중국 스타벅스와 대체음료인 '아몬드브리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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