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기아가 자율주행 등 차량용 소프트웨어 개발·공급 자회사인 포티투닷(42dot)에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25일 공시를 통해 총 1조 539억 원 규모의 포티투닷 주식을 취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6324억 원, 기아가 4215억 원을 출자해 각각 490만 주, 326만 주를 취득한다. 포티투닷의 지분 비율은 현대차 55.9%, 기아 37.3%다. 현대차와 기아는 유상증자의 이유를 “포티투닷에 대한 지배력 유지 및 사업 경쟁력 제고”라고 밝혔다.
포티투닷은 지난해 8월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후 그룹 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21년 4월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 송창현 창업자를 영입해 소프트웨어 사업 전반을 맡겼다. 그룹 내 다른 계열사의 개발 인력도 꾸준히 전직하는 등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포티투닷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포티투닷은 2021년부터 서울 상암에서 자율주행차량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는 청계천 일대에서 직접 설계한 자율주행 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이 버스는 자율주행 대중교통을 목적으로 만든 전기차 기반의 목적기반차량(PBV)인 aDRT이다. 포티투닷이 개발한 자율주행 플랫폼 이용자 수는 2만 명을 넘어섰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연구개발(R&D)을 비롯한 회사 전반 시스템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비로소 완벽한 소프트웨어차량(SDV)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동차 제조 회사지만 어떤 전자 회사나 정보통신기술(ICT) 회사보다도 치밀하고 종합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될 수 있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며 그룹 체질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SDV 개발을 위해 공용화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차량에 적용하기로 했다. 이 같은 소프트웨어 기술력 강화에 2030년까지 18조 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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