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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국세 24조 덜 걷혀…"올 법인세 결손 확실시"

진도율 22%…23년만에 최저

기저효과 빼도 14.3조나 부족

경기악화로 법인세 6.8조 줄어

"올 105조 어려워…재추계 실시"

부산 남구 부산항 감만 부두. 연합뉴스






올 1분기 국세가 전년 동기 대비 24조 원 덜 걷혔다. 역대 최대 감소 폭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경기가 빠르게 둔화된 탓에 법인세가 7조 원 가까이 줄었고 부동산·증시 침체와 고금리로 인한 소비 여력 감소 등으로 소득세 및 부가가치세도 13조 원 가까이 빠졌다. 올 들어 기업의 실적 악화가 심각해지고 있어 법인세 결손이 확실해지는 등 내년 나라 살림에 대한 경고음이 벌써 커지고 있다.

2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1분기 국세 수입은 87조 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24조 원(21.6%) 급감한 것이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세정 지원에 따른 기저 효과를 제외한 실질적인 세수 감소 폭도 14조 3000억 원에 달했다.

소득세와 법인세·부가가치세 등 주요 3대 세목 모두 타격을 입은 탓에 세수 진도율도 지지부진하다. 3월 세수 진도율(세수 목표 대비 진도율)은 21.7%로 기재부가 수치를 파악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낮았다. 자산 시장 타격 여파로 소득세는 7조 1000억 원 줄었고 부가가치세는 5조 6000억 원 쪼그라들었다.



주목할 대목은 법인세다. 올 3월까지 걷힌 법인세는 24조 3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6조 8000억 원(21.9%) 줄었다. 보통 기업은 법인세를 매년 8월과 이듬해 3월에 나눠 납부한다. 즉 지난달 납부된 법인세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기업 실적과 직결되는 셈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화한 경기 둔화와 수출 부진에 기업의 영업 이익이 크게 줄어들며 법인세 납부 세액도 감소했다. 전체 국세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20.5%(2021년 기준)에 달하는 만큼 법인세 수입이 부진하면 전체 실적도 덩달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올해 법인세수 결손은 확실해졌다. 지난해 기재부는 올해 세수 규모를 400조 5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법인세는 105조 원으로 예상했다. 이를 달성하려면 남은 9개월간 80조 7000억 원이 더 들어와야 하는데 상황이 만만찮다. 정정훈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예산 편성 당시보다 경기가 더 빨리 둔화하기 시작했고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 성장세가 크게 꺾여 법인세를 105조 원까지 걷기는 힘들다”며 “법인세의 경우 (세수 결손이) 확실할 듯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세수 재추계도 공식화했다. 정 정책관은 “지금 (세수) 상황이 상당히 녹록지 않으니 당연히 재추계를 할 계획”이라며 “조기 경보 요건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월 기재부는 세수 상황을 알려주는 조기 경보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재추계는 내부 검토용이며 그 결과를 공개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더 큰 문제는 내년 나라 살림이다. 내년 3월 법인세에 영향을 주는 올 경기 전망이 점점 나빠지는 탓이다. 돌파구를 찾기 힘든 수출 부진과 꿈틀거리는 국제유가 등 대내외적으로 경제 악재가 이어지는 탓에 하반기 경제 반등 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경기가 ‘상저하고’가 아닌 ‘상저하중’의 흐름을 띨 것이라는 목소리가 있다”며 “수출과 투자를 통해 경기 활력을 살리기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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