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올 2월까지 900조 원대 기금 규모를 지키며 수익률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마이너스를 기록한 주식·채권 부문 투자 손실을 줄이면서 운용 수익금은 45조 8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2월 5%의 운용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1월(2.74%)과 비교해 2.26%포인트 증가했다. 2월 말 기준 기금 규모는 939조 670억 원으로 1월(916조 9310억 원)과 비교해 22조 1360억 원 증가했다.
자산별로는 국내 주식(9.23%), 해외 주식(9.06%), 해외 채권(4.66%), 대체 투자(3.69%), 국내 채권(1.26%) 순으로 수익률이 높았다. 1월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해외 채권과 부동산·인프라· 사모펀드를 포함한 대체투자 부문은 2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국민연금이 1월에 이어 2월에도 흑자를 기록한 배경에는 국내외 주식과 채권 수익률이 크게 회복한 덕분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금리 상승 악재로 국내외 주식 투자 부문에서 각각 37조 원과 31조 원의 천문학적인 평가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채권 투자도 글로벌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지난해 국내에서만 17조 원가량의 평가 손실을 봤다.
올해는 금융시장이 지난해보다 진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통화 긴축 속도 조절 전망과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에 힘입어 국내외 증시가 반등하자 전체 운용 수익률도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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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적으로는 국내 주식에서 11조 원 이상을 벌어 평가액을 136조 3420억 원으로 늘렸다. 1월까지 10조 원의 수익을 본 데 이어 2월에도 두 자릿수 평가 이익을 유지했다.
해외 주식 평가액은 2월까지 21조 원 이상을 벌어 264조 9470억 원으로 증가했다. 1월(3.46%)에서 한 달 만에 5.6%포인트 이상 수익률이 상승한 것이다. 수익금은 같은 기간 1월 7조 원에서 3배가량 증가했다.
국내 및 해외 채권은 긴축 속도 조절 기대로 강세를 보이면서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국내 채권은 3조 원 이상의 평가이익을 거뒀으나, 1월과 비교해선 수익률이 1.44%포인트 하락했다.
해외 채권은 1월까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해 마이너스 성적을 기록했으나, 2월 환율 상승으로 평가이익이 발생했다.
대체투자 수익률은 대부분 이자·배당 수익과 외화환산이익을 적용한 것으로 실질 투자 성과는 반영되어 있지 않다. 국민연금은 매년 초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실질 자산 규모와 수익률을 반영하는 공정가치 평가를 실시한다. 해당 결과 반영에 따라 최종 수익률이 결정된다.
한편 국민연금이 지난해 80조 원의 평가손실을 줄이고 올해 실적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연금은 올 7월 서울 논현동 강남 사옥에 30석 규모의 기금운용본부 전용 스마트워크센터를 구축하고 하반기 중 기금운용본부에 운용 전문가를 충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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