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과 신차 할부 등 카드사가 제공하는 금융상품 금리가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자금 조달처인 여전채 금리 인하로 조달 비용 부담이 줄어들면서 금리를 인하하고 소비자 혜택을 확대할 여지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초 최고 10%를 넘어섰던 삼성·신한·KB국민·하나·우리카드 등 카드사의 신차 할부 금리(선수금 10%·대출기간 60개월)는 지난달 최고 9.6%까지 하락했다. 카드사별 최저금리도 6~7%대로 지난해 11월 초 수준까지 내려왔다. 한 자동차판매사 관계자는 “선수금 10% 기준으로 60개월 카드 할부를 적용하면 최저 6% 초반 정도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며 “올 초만 해도 최저금리가 7~8% 정도였다”고 말했다.
카드론 금리도 하락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3.99%로 지난해 12월(15.06%)보다 1%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자취를 감췄던 카드 6개월 무이자 할부도 다시 등장하고 있다. KG이니시스에 따르면 BC카드는 지난달부터 5만 원 이상 구매시(자사 대표 가맹점 기준) 2~6개월의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적용하고 있다. 여전히 대부분의 전업 카드사가 지난해 말 이후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줄인 상황이지만 BC카드가 먼저 6개월 무이자 할부를 복원한 만큼 타 카드사로의 확산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처럼 카드사가 제공하는 금융상품 금리가 하락하고 소비자의 혜택이 늘어나는 것은 지난해 레고 사태 등으로 경색된 자금 사정이 올 들어 다소 상황이 좋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채권시장이 안정화되면서 카드사들의 주요 자금 조달원인 채권 금리가 하락해 조달 비용 부담이 덜해졌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기준 1년 만기 여전채 민평 금리는 3.98%로 자금시장 불안이 극에 달했던 지난해 11월(6.44%)보다 2%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지난해 말 연 5.08%로 1년 만기 여전채를 발행했던 비씨카드는 지난달 14일 3.778%로 발행했고 롯데카드 역시 지난해 12월 6%대로 발행했지만 최근 4.085%로 발행에 성공하는 등 최근 발행 시장에도 이전보다 여유가 생긴 모습이다.
카드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 이후 지속됐던 자금 경색이 앞으로는 더욱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카드 연체율이 올 초 급격히 오르기는 했지만 여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고 그 이전까지 연체율이 너무 낮아 기저 효과도 있었다”며 “코로나19 발생 이전 상황을 목표로 관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관련된 금리도 차츰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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