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이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만에 반등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업체들도 2분기 재고 소진 후 하반기 실적 개선을 노리고 있다.
2일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와 세계반도체무역통계(WSTS)에 따르면 3월 글로벌 반도체 시장 매출은 398억3000만 달러(약 53조 4280억원)을 기록했다. 3월 매출은 직전인 2월(397억 달러)보다 0.3% 올랐다. 대륙별로 보면 유럽, 아시아, 중국 지역 매출이 전월 대비 각각 2.7%, 2.6%, 1.2%씩 증가했다.
올 3월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1.3%나 줄었다. 금리와 물가 상승 현상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사상 초유의 정보기술(IT) 수요 부진 삭풍이 반도체 시장에도 들이닥친 것이다.
다만 업계는 지난해 5월부터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반도체 시장 매출 규모가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반등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존 뉴퍼 SIA 회장은 "올해 1분기는 대외 불확실성과 반도체 시장 불황으로 매출 감소세를 이어갔다"면서도 "3월 매출이 긍정적으로 작용해 향후 수 개월간 반등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1분기 큰 폭의 실적 감소세를 겪었던 세계적인 반도체 업체들은 2분기부터 유의미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예컨대 미국 인텔의 데이비드 진스너 인텔 CFO는 지난 27일(현지 시각) 1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1분기 재고는 상당히 의미 있는 수준으로 소진됐다"며 "2분기가 지나면 수요·공급이 균형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회사들도 2분기 이후부터 시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4조5800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삼성전자의 김재준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2분기부터 재고 수준이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며 감소 폭이 하반기에는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CFO는 "2분기부터 업계의 감산 효과가 나타나고 3분기부터는 시황 개선과 수급 상황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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