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위 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유동성 위기에 빠진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인수하기로 했지만 지역은행발 위기는 마무리 단계가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경기 둔화와 높은 인플레이션이 겹쳐 더 큰 고통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밀컨글로벌콘퍼런스 2023’에 참석한 데이비드 헌트 PGIM 최고경영자(CEO)는 “(퍼스트리퍼블릭 인수 소식 때문에) 아침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우리 문제는 이제 시작”이라며 “은행에 대한 규제 강화는 신용 공급을 방해해 경기 둔화를 초래할 것이며 이는 이미 압력을 받고 있는 부동산에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높은 물가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성장이 둔화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우리가 원하는 만큼 빠르게 내려가지 않는다”며 “내년까지 중앙은행의 타깃(2%)을 넘는 불편한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은 계속 통화정책을 타이트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인 프레이저 씨티 CEO는 다음 달 1일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거론되는 미국 정부의 부채한도 문제와 관련해 “디폴트에 대한 고객의 문의 전화가 최근 한 주 새 3배가량 늘었다”며 “국채와 양도성예금증서(CD) 가격에 일부 스트레스 조짐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미국의 서비스가 강하고 초과 저축도 있다”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잡으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더 고통스러운 시간(more painful time)이 다가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인공지능(AI)에 대한 섣부른 규제가 국가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리 비트렌코 전 우크라이나 국영 가스회사 나프토가스 회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5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글·사진(로스앤젤레스)=김영필·정혜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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