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직장인이 늘면서 샐러드 전문점 매출이 덩달아 뛰고 있다. 점심시간을 개인적으로 활용하려는 수요와 건강을 중시하는 문화가 맞물리면서 샐러드가 간편한 한 끼로 주목 받고 있기 때문이다. 외식 업체들은 샐러드 메뉴를 강화하고, 샐러드 구독 서비스를 내놓는 등 혼밥족 공략에 나서고 있다.
8일 동원홈푸드에 따르면 올해 1~3월 프리미엄 샐러드 카페 '크리스피 프레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0% 증가했다. 크리스피 프레시는 동원홈푸드가 '밥 대신 샐러드'를 찾는 소비자를 겨냥해 2020년 론칭한 외식 브랜드다. 매장 수 역시 지난해 1분기 8개에서 이달 13개까지 확대됐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샐러드 전문점 '피그인더가든'도 매장 수가 7개까지 늘었다.
닭가슴살뿐 아니라 아보카도와 퀴노아 등 고급 식재료를 사용해 샐러드 한 그릇에 1만 원이 훌쩍 넘지만 서울 광화문이나 여의도 등 오피스 지역에 위치한 샐러드 가게 앞에는 점심시간 이전부터 유명 맛집 못지않은 긴 대기줄이 생겨난다. 일명 '샐러드 오픈런'이다. 이를 피하려 온라인으로 미리 샐러드를 예약하고, 직장으로 배송시키는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hy에 따르면 온라인몰 프레딧에서 올 1분기 샐러드 판매량은 총 54만 여 개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매출액은 23억 8000만 원에 달한다. 이 중 정기 배송 건수는 5만 6000여 건으로 같은 기간 44% 늘어 전체 신장률을 앞질렀다. hy 정기 구독 서비스는 프레시 매니저가 전동카트를 통해 신선한 샐러드를 주문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로 가져다주는 것이 강점이다.
주문량이 늘자 hy는 올해 초 스마트팜 업체와 협약을 맺고 수경재배 채소를 넣은 프리미엄 샐러드를 강화한 바 있다. hy 관계자는 "코로나19 완전 종식 이후 맞이하는 첫 여름인 만큼 다이어트 수요가 늘며 올 3~4월 샐러드 판매량이 1~2월 대비 40%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마켓컬리에서도 다이어터들이 선호하는 닭가슴살 샐러드 판매량이 고구마 샐러드를 넘어서는 등 순위가 변했다.
'혼밥족 성지'로 불리는 버거 전문점도 샐러드 메뉴를 강화하고 있다. 노브랜드 버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트 구매 시 추가 금액을 내면 사이드 메뉴인 감자튀김을 샐러드로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지난해 '치킨 시저 샐러드'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커피 전문점 투썸플레이스도 일부 오피스 밀집 지역에서 샐러드를 정기 구독하면 아메리카노 등 커피 메뉴를 최대 2000원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샐러드 전문점 창업 열기도 뜨겁다. 샐러드를 주메뉴로 하는 프랜차이즈 '샐러디'는 2017년 가맹사업 시작 6년 만인 지난해 매장 수 300개를 돌파했다. 가맹 본부 매출액도 2019년 66억 원에서 2021년 314억 원으로 뛰었다. 최근에는 팔도와 협업한 '팔도비빔 우삼겹 웜볼' 등 신메뉴를 내놨다. 이밖에 비츠샐러드와 포케올데이 등이 빠르게 매장 수를 늘려가고 있다.
건강함과 간편함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할수록 샐러드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관련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샐러드 시장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국내 신선편이 과일·채소 시장규모는 2018년 8894억 원을 기록한 뒤 2020년 1조 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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