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유전자치료제(CGT) 분야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걸어볼 만한 분야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직 출시된 치료제가 많지 않고 빅파마들도 여전히 개발 중인 제품들이 많다. CGT 시장은 2026년 약 7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K바이오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올 하반기 고형암 등을 적응증으로 하는 차세대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 ‘LR19023’의 미국 임상 1상 돌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CAR-T 치료제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인 T세포를 활용한다. T세포에 암세포를 찾아내는 특수 수용체(CAR)를 장착하는 방식이다. CAR-T 치료제는 암의 종류와 환자 개개인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작할 수 있다. 상용화된 치료제는 노바티스의 ‘킴리아’가 대표적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동종 유래 세포를 활용해 범용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씨셀(144510)의 미국 관계사인 아티바의 NK세포치료제 ‘AB-101’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패스트 트랙에 지정됐다. NK세포치료제는 자연살해세포인 NK세포가 암세포를 만나면 암을 파괴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T세포보다 배양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CAR-T 치료제는 자가 T세포를 주로 활용하지만 NK세포는 타인의 세포를 활용할 수 있어 대량 배양이 가능하다. FDA 패스트 트랙에 지정된 만큼 속도감 있는 신약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CGT 분야가 유망한 만큼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들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향후 5년간 2조 4000억 원을 투자해 백신 역량 강화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CGT 등의 CDMO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궁극적으로 세포치료제를 직접 개발하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 SK팜테코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통해 CGT CDMO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SK팜테코는 2017년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아일랜드 공장, 2018년 미국 엠팩, 2021년에는 프랑스기업 이포스케시를 인수했다. 미국 CGT CDMO 기업인 CBM에 3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제약·바이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포치료제는 과학기술의 혁신성만 있다면 충분히 글로벌 빅파마와 경쟁이 가능한 영역”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세포치료제 시장에 진출해 글로벌 빅파마들과 승부를 벌여볼 만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