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생산하는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LR) 전기차에 LG에너지솔루션(373220)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차량은 최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명단에 올랐다. IRA를 발판으로 테슬라와 LG엔솔 간 협력 관계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미국에서 한동안 판매를 중단했던 모델3 롱레인지를 최근 다시 팔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미 정부는 이달 초 이 차종을 전기차 보조금 지급 목록에 새로 추가했다. 대당 구매 보조금 규모는 3750달러(약 500만 원)다.
테슬라는 중국 난징공장에서 생산된 LG엔솔의 원통형 배터리를 받아 미국에서 모델3 롱레인지를 조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LG엔솔은 중국에서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에 주로 배터리를 공급해온 만큼 미국으로 수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테슬라가 모델3 롱레인지에 LG엔솔 배터리를 쓰는 것은 고성능과 긴 주행거리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 차종은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520㎞ 이상으로 전체 트림 중 가장 길다. 또한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4.2~4.3초 수준에 불과하다. 테슬라가 가격 경쟁력이 높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대신 용량이 큰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배터리를 택한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CATL 배터리가 탑재됐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전기차 스펙을 고려하면 사실이 아닐 것”이라며 “미국 정부의 중국 견제로 인해 테슬라가 CATL로부터의 공급을 늘리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테슬라가 IRA 시행 이후 전기차 판매량을 크게 늘리면서 LG엔솔과의 협력 관계는 더욱 끈끈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서 테슬라의 올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16만 1630대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5% 증가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일본 파나소닉 배터리를 주로 사용해온 테슬라가 향후 LG엔솔의 배터리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LG엔솔은 테슬라 등에 공급하기 위해 미 애리조나주에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원통형 배터리 생산 시설을 짓는 데 4조 2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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