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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물가에 소상공인 10명 중 4명 "대안 없어 폐업 고려"

신용보증재단중앙회 소상공인 대응 설문조사

엔데믹 이후 반전 기대 했지만

인건비·재료값·임대료에 발목

금리 인하·대출한도 확대 등

금융비용 절감 정책 도입 절실

명동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관광객이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원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 3곳을 운영하는 A 씨는 최근 눈물을 머금고 2곳의 문을 닫았다. 코로나19 기간에 간신히 버텨오면서 엔데믹 이후 반전을 기대했지만 허사였다. 물가는 높아지고 인건비는 갈수록 올라 결국 발목이 잡혔다. 몇 달 연속 적자가 이어졌지만 이렇다 할 해법도 없어 문을 닫기로 한 것이다. 그나마 유지하고 있는 마지막 매장도 직원이나 아르바이트 없이 혼자 운영하고 있다.

고금리·고물가로 각종 비용은 상승했지만 체감 경기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 탓에 소상공인 절반 가까이가 자구책 마련에 실패했거나 휴·폐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가 17개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을 이용하고 있는 소상공인 2268개 업체를 대상으로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보증이용 소상공인의 대응’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특별한 대안이 없거나 휴·폐업을 고려한다’는 비율이 41.7%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현재의 경기 침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특별한 대안 없음’이 31.3%로 가장 높았고 가격 인상(14.6%), 대출 상환(13.0%), 종업원 수 축소(12.0%)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휴·폐업을 고려하고 있다는 응답도 10.4%에 달했다. 신보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각종 비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자구책 마련에 노력한다는 응답이 58.3%로 나타났지만 특별한 대안이 없거나 휴·폐업을 고려하는 비율도 적지 않은 수치로 집계됐다”며 “제품(서비스)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소상공인들이 오른 비용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경우 물가 상승을 더욱 가속화하거나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해 소비 위축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악순환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자구책이 통하지 않을 경우 휴·폐업을 하는 소상공인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신보중앙회가 조사한 보증지원기업의 폐업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폐업의 가장 주된 사유 1순위는 ‘매출 및 이익 부진(70.6%)’이었다. 높은 인건비 부담과 원재료 가격 상승, 임대료 부담 등으로 소상공인들이 수익을 거두지 못해 폐업의 길에 들어선 것이다.

소상공인들은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적 도움으로 대출금리 인하 등 금융 지원, 물가 상승 억제를 위한 비용 절감 정책 등을 요구했다. 신보중앙회의 이번 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들이 희망하는 정책으로 ‘대출금리 인하’가 43.5%로 가장 높았고 ‘대출 한도 확대(19%)’ ‘대출 상환 기간 연장(16.5%)’ 순으로 나타났다. 신보중앙회 관계자는 “소상공인은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금융 비용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고금리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소상공인들에게 부과되는 공공요금과 금융 비용 절감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정부나 지자체가 단기에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금융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지원 정책 도입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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