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가 본격화하면서 서비스업 생산이 전국 17개 시·도에서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닫혀있던 지갑이 서비스업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한 셈인데 소매 판매는 슈퍼마켓과 잡화·편의점·전문소매점 등에서 판매가 줄었다. 지역별로 편차는 있지만 고물가 영향에 식자재 수요가 줄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1분기 시도 서비스업 생산 및 소매판매 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동분기 대비 6.3% 늘어나 전국 17개 시·도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숙박·음식 등 대면업과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고금리 상황에서 금융·보험도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방역완화로 대면 업종이 전체적으로 회복세에 접어든데다 해외여행도 늘어나면서 항공 여객운송업 등도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 증가 폭이 가장 큰 곳은 서울(10.1%)이었고 인천(10.0%), 대전(7.5%), 강원(6.6%)이 뒤를 이었다. 전세사기와 역전세 등 부동산 이슈가 강했던 서울은 대출전환 등의 수요가 늘어나며 금융·보험이 12.8%로 크게 늘었다. 대전도 금융·보험(11.5%), 부동산(20.3%) 등이 서비스업 생산을 견인했다. 코로나19 방역이 전 세계적으로 해제되는 상황에서 해외여행객이 폭증한 효과는 인천과 제주의 서비스업 생산 수치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인천은 운수·창고가 47.1% 증가했고, 제주는 26.3%에 그쳐 전체 총지수도 3.9%에 머물렀다.
전국 소매판매는 -0.3%로 직전 분기(-2.3%)보다 감소세가 주춤해졌지만 서비스업 생산에 비해 회복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12개 시·도에서 증가했고 4곳은 감소, 한 곳은 보합에 머물렀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대면업 등 서비스업 생산이 회복된 반면, 고물가에 가정의 식자재 수요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쳐 슈퍼·잡화·편의점, 대형마트, 잡화점 등을 중심으로 판매가 감소했다.
제주에서 해외로 발길을 돌린 여행자가 많아진 탓에 제주는 면세점(-31.3%)이 수요가 크게 줄어 소매판매가 전년동분기 대비 -5.8%로 후퇴했다. 해외여행객이 늘어나면서 인천의 면세점 소매판매는 424.1% 증가했다. 제주와는 정반대 결과가 나왔지만 슈퍼·잡화·편의점이 -10.0로 줄면서 총지수는 -4.7%로 감소했다. 전남(-1.4%), 경기(-1.1%)도 슈퍼·잡화·편의점 판매가 줄어들어 총 소매판매 수치를 끌어내렸다.
소매판매가 증가한 지역으로는 경북이 9.2%로 가장 높게 증가했고, 대전(7.5%), 대구(7.2%), 강원(6.2%)이 뒤를 이었다. 총지수가 하락한 곳들과 달리 슈퍼·잡화·편의점 등의 상승이 전체 소매판매 증가로 이어졌다. 특히 승용차·연료소매점이 소매판매를 증가시킨 배경이 됐다. 경북(14.3%), 대전(11.2%), 대구(4.3%), 강원(15.8%) 등이 승용차 판매가 증가했다. 통계청은 “지난해 자동차 반도체 수급 상황이 좋지 않아 신차소비가 줄어든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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