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의 예금금리가 시중은행보다도 낮아지는 ‘금리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수신 잔액이 빠르게 줄어들자 저축은행 업계가 다시 금리 인상에 나섰다. 4%대 이상 금리를 꾸준히 유지해온 상호금융과의 고객 경쟁 상황에서 저축은행 업계가 원활히 수신 잔액을 다시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상상인저축은행은 8일부터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3.8%에서 4%로 0.2%포인트 올리고 회전정기예금 상품 금리도 4%에서 4.2%로 0.2%포인트 인상했다. 스카이저축은행 역시 3일 1년 만기 기준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4%에서 4.1%로 0.1%포인트 올렸다.
이에 앞서 OK저축은행은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을 지난달 초 0.3%포인트 올린 데 이어 같은 달 말 0.7%포인트 추가 인상하며 총 1%포인트 인상한 연 4.2%에 선보이고 있다. 웰컴저축은행도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현재 최대 연 4.2%에 제공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12개월 만기로 1000만 원을 예금할 경우’를 기준으로 최대 우대금리가 4.5%에 이르는 상품은 총 8개다. 또 중앙회에 공시된 총 283개 상품 중 절반가량이 4%대로 나타났다.
업계에서 잇달아 예금 상품 금리를 올리면서 올해 들어 하락세였던 업계 전체 평균 금리 역시 지난달부터 다시 오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저축은행 업계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3.93%로 4%에 육박했다. 지난해 11월 5.81%까지 치솟았던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12월 5.7%, 올해 1월 5.2%, 2월 4.14%, 3월 3.62%로 빠르게 하락했다. 특히 3월의 경우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인 3.68%보다도 0.06%포인트 낮았다.
이처럼 저축은행 업계가 하락세를 멈추고 예금금리를 다시 올리기 시작한 것은 금리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자금이 이탈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계의 전체 수신 잔액은 올해 1월 120조 7854억 원에서 2월 118조 9529억 원, 3월 116조 710억 원, 4월 114조 5969억 원으로 3개월 새 6조 원 이상 감소했다.
다만 같은 제2금융권인 상호금융과 고객 유치 경쟁을 벌여야 하는 만큼 예금 확대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이 평균 3%대로 예금금리를 내리는 사이 상호금융은 꾸준히 4%대 이상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신협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올해 3월 기준 4.43%로 저축은행(3.62%)보다 0.81%포인트 높고, 새마을금고 역시 4.54%로 저축은행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이 줄어드는 사이 상호금융의 수신 잔액은 꾸준히 늘고 있다. 신협의 올해 3월 말 기준 수신 잔액은 136조 4000억 원으로 올해 1월 133조 175억 원, 2월 135조 7369억 원과 비교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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