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였던 1.5%포인트까지 벌어졌음에도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식투자가 늘었을 뿐 아니라 각국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채권투자도 이뤄졌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4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4월 중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은 32억 5000만 달러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2월(1억 8000만 달러)과 3월(8000만 달러)에 이은 3개월 연속 순유입으로 유입 규모도 확대됐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9억 1000만 달러 순유입되면서 한 달 만에 유입 전환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로 국내 주식에 대한 투자가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연초 대규모로 유출됐던 채권투자자금은 23억 3000만 달러 순유입되면서 두 달 연속 유입세를 이어갔다. 한은 관계자는 “중장기 시계로 보면 한국 투자에 대한 매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한미 금리 역전에도 불구하고 공공자금을 중심으로 순유입 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4월 중 원화는 미국 달러화 약세에도 약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3월 말 1301.9원에서 이달 9일 1323.9원으로 1.7% 상승(원화가치 절하)했다. 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된 가운데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 수요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한은은 미국 달러화 약세가 달러인덱스(DXY) 내 비중이 높은 유로화와 파운드화 강세로 인한 것인 만큼 원화에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외화 유동성 상황을 볼 수 있는 원·달러 스와프레이트(3개월)는 외국인의 금리 차익 거래 목적의 외화자금 공급과 내외금리차 역전 폭 확대 등이 엇갈리면서 약보합을 기록했다. 스와프레이트는 선물 환율에서 현물 환율을 뺀 값을 다시 현물 환율로 나눈 것으로 금융기관의 자금 사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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