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혈당측정기(CGM)는 사람 머리카락보다 얇은 200 마이크로미터(㎛) 두께 바늘에 전극은 물론 효소시약, 보호막을 넣어 일정한 신호를 발생시켜야 하는 나노기술의 집합체입니다. 일관된 품질로 대량 생산하는 기술력은 전세계 몇개 기업만 가능한데 아이센스는 5년 만에 국산화했습니다.”
남학현(사진) 아이센스 대표는 11일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CGM의 기술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아이센스는 첫 국산 CGM 제품인 ‘케어센스 에어’로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올해 4분기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 작은 패치를 붙이면 혈당 변화를 스마트폰 앱으로 확인할 수 있어 혈당 헬스케어의 기반 기술이 될 전망이다.
남 대표는 “지난 20년간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을) 이겨내며 국내 자가혈당측정기(BGM) 시장 1위, 시장점유율 45%를 차지했다”며 “CGM 시장에서도 5년 이내 에보트, 덱스콤 등 경쟁사를 따라잡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이센스는 남 대표가 광운대 화학과 동료 교수로 같이 재직하던 차근식 대표와 공동 창업한 24년차 진단기업이다. 팬데믹 광풍 속에서도 독자적인 성장 전략을 유지하며 성장해 왔다. 아이센스가 오래 살아남는 비결은 무엇보다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다. 국내 혈당기 시장을 점유한 외국산 제품보다 기술력은 같거나 더 좋은데 가격은 저렴하다. 아이센스가 출시된 이후 최고 30만 원에 달하던 BGM은 5만 원 이하로 떨어졌다. CGM도 애보트, 덱스콤 대비 각각 80%, 50% 수준의 가격으로 사용자의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아이센스는 CGM 제품 추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9년 케어센스 에어 버전1 개발을 마쳤지만 2020년 코로나10 여파로 임상이 지연되는 사이, 지난해 버전 2 개발을 마쳤다. 버전 2는 버전 1보다 68% 더 작아졌고 주변 장치와 호환성이 강화됐다. 버전 1으로 지난 3월 유럽 CE인증 신청을 마쳤고 버전 2로는 세계 최대 단일 시장인 미국에 진출할 계획이다.
남 대표는 “550여 건의 특허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미국 현지 임상을 시작한 뒤 2027년에는 미국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며 “글로벌 빅파마와 같은 파트너와 함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아 특허의 장벽을 뛰어넘어 보겠다“고 말했다.
아이센스는 또 CGM으로 단순 진단기기만이 아닌 당뇨 헬스케어로 사업 확장에 나선다. 만성질환관리 헬스케어 기업 닥터다이어리와 장기간 협업 중이며 최근에는 카카오헬스케어와 혈당관리 솔루션 개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본격적인 첫 사업으로 아이센스의 CGM을 활용해 스마트폰을 활용한 혈당 관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CGM, 인슐린 펌프, 관련 프로그램 등 3가지가 결합한 ‘인공 췌장’ 프로젝트도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케어메디, 이오플로우 등 인슐린 펌프 개발사와 협력 중인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유일하게 상용화에 성공한 메드트로닉에 도전한다. 특히 연내 준공 예정인 송도 2공장 증축으로 생산 능력이 확대되면 매출도 증가할 전망이다. 매출은 2021년 2329억 원, 2022년 2648억 원에 이어 올해 2900억 원을 목표하고 있다.
남 대표는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업들과 여러 비즈니즈 모델을 발굴하겠다”며 “전세계 당뇨 환자들이 경쟁력있는 제품을 만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소명을 다해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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