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12일 총 25조 7000억 원의 최종 자구안을 내놨다. 당초 밝힌 20조 1000억 원의 자구 노력에 5조 6000억 원의 추가 자구 노력이 더해졌다. 이를 위해 수도권 대표 자산인 서울 여의도 남서울지역본부 매각과 양재 한전 아트센터 임대를 추진하고 간부급 이상 직원의 임금인상분을 반납하기로 했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이날 전남 나주 본사에서 ‘비상경영 및 경영혁신 실천 다짐대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직접 발표했다. 당정이 지난 3월 31일 전기요금 인상 발표를 잠정 보류하고 한전에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주문한 지 42일 만이다.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잰 등으로 촉발된 사상 초유의 경영 위기를 조기에 타개하고 경영혁신을 통한 근원적 체질개선을 위해 전력그룹 차원의 다각적인 고강도 자구 노력 대책을 확대·시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월 비상경영체제 돌입 이후 수립한 20조 1000억 원(한전 14조 3000억 원, 전력그룹사 5조 7000억 원)의 재정건전화 종합계획에 5조 6000억 원(한전 3조 9000억 원, 전력그룹사 1조 7000억 원)을 추가했다.
2026년까지 26조 원에 육박하는 재무 개선을 달성하기 위해 자산 매각 및 임대 대상을 확대했다. 기존 매각 대상 44개소 외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싸라기땅에 들어서 있는 남서울본부가 매물로 나왔다. 앞서 한전은 지난 2월 ‘남서울본부 부지 특별계획구역에 대한 세부 개발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용역을 발주하면서 부지 개발 후 임대운영 및 매각방안에 대한 수익성을 비교하라고 명시한 바 있다.
또 서울 강남 핵심 교통 요충지에 입지한 한전 아트센터 3개층과 서인천지사 등 10개 사옥의 임대를 추진한다. 1980년대 후반부터 유지해온 행정구역 기준의 지역본부(15개) 및 지사(234개) 구성을 주요 거점 도시 중심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지역 단위 통합업무센터 운영을 통한 인력 재배치에도 나설 예정이다. 전력설비 건설인력, 해외원전 건설인력 등 필수 증가 소요인력 1600여 명을 업무 분장 조정 등으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한전은 국민 고통 분담의 일환으로 임직원의 임금 인상분을 반납한다. 한전에서는 차장급 이상 직원이, 전력그룹사에선 부장급 이상 직원이 임금 동결에 참여한다. 아울러 전 직원의 동참을 독려해 나가기로 했다. 사측은 이날 노조에도 동참을 공식 요청했다.
한편 한국가스공사도 이날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15조 4000억 원 규모의 경영 혁신안을 이행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에 마련했던 14조 원 규모의 자구 노력에 국내 가스수급 안정에 직접 영향이 없는 사업비 1조 4000억 원을 이연·축소한 데 따른 것이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은 “가스요금과 관련해 국민에 부담을 드려 매우 송구하다”며 “앞으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강도 높은 자구노력 이행에 총력을 기울여 국민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는 공기업으로 거듭 나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