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수도권 도심에서도 사람을 태운 드론이 시범 운행에 나선다. 그동안 격오지나 주거·상업시설과 동떨어진 들판에서 시험 비행이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본격적인 도심항공교통(Urban Air Mobility·UAM) 상용화를 위해 아라뱃길·한강 등 교통 요충지에서도 실증 작업이 펼쳐진다. 2025년 하반기부터는 버스·택시 대신 드론으로 김포공항에서 여의도로 출퇴근하거나 드론에 올라 한강을 조망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경기도·인천시는 12일 2단계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실증 사업(그랜드챌린지)이 내년 하반기부터 내후년 상반기까지 진행된다고 밝혔다. 조종사와 동석자를 태운 드론이 인천 아라뱃길, 한강, 잠실 등에서 실제 상황처럼 운행된다. 2020년 국내 최초로 도심인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 상공에서 드론 택시 시험 비행을 했지만 당시에는 사람이 아닌 80㎏의 쌀가마니를 실었다.
활주로 없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친환경 미래 이동 수단 UAM은 지상 교통, 환경 문제를 해결할 차세대 교통수단으로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2025년 UAM 상용화 공약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2025년 초기 상용화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국토부는 올해 8월부터 12월까지 전남 고흥 개활지에서 1단계 실증 사업을 거친 뒤 내년 7월부터 내후년 6월까지 2단계 실증 사업을 실시한다. 현대차·대한항공·SK텔레콤·대우건설 등의 기업들이 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 등과 7개 컨소시엄을 구성해 운항·교통관리·버티포트 등 통합 실증 작업을 벌인다. 기체·관제·통신 등 안전성에서 1단계 검증을 통과한 컨소시엄이 2단계 실증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서울시·경기도·인천시는 국토부와 협의해 2단계 실증을 위한 수도권 4개 노선을 이날 확정해 공개했다. 서울에서는 김포공항~여의도공원(18㎞)과 잠실헬기장~수서역(8㎞) 구간, 경기도와 인천시에서는 킨텍스~김포공항(14㎞)과 드론시험인증센터~계양신도시(14㎞) 구간이 각각 선정됐다. 각 구간 끝에는 UAM 이착륙 공간인 버티포트가 설치되며 위치는 비행경로, 입·출항 경로, 주변 장애물, 기반시설 확보 가능 여부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안전을 고려해 주로 노선을 강 위로 정했으며 실증이 준도심지에서 시작해 도심으로 진행되도록 아라뱃길(2024년 8월~2025년 3월), 한강(2025년 4~5월), 탄천(2025년 5~6월) 구간순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인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에 UAM 도입이 포함된 만큼 서울시는 이번 실증 사업을 통해 2025년 하반기 상용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실증 사업을 통해 비행 기체 안전성, 상공 통신망, 통합 운용 시스템, 운용 환경 소음 등을 검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관련 규정을 검토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UAM을 도입해 한강 안팎를 연결하는 이동 수단을 지상·수상·공중으로 다양화하고 한강 관광 상품을 개발할 방침이다. UAM 여객운송 서비스와 함께 서울 한강 석양을 조망하는 관광 서비스도 동시에 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러한 내용들을 종합해 올 하반기에 서울형 UAM 도입 방향 등 마스터플랜을 담은 ‘서울형 UAM 도입 기본 계획’을 발표한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상상으로만 그리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현실에서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서울이 전 세계를 대표하는 UAM 선도 도시로 발돋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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