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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신한금융, 스타트업 투자역량 모은다

'신한벤처' 펀드 결성·운용 등 전담

신한캐피탈의 펀드2호 넘겨받고

내달 2700억 원신한펀드 3호 출범





신한금융그룹이 디지털 전략 투자(SI) 역량을 벤처캐피털(VC) 자회사인 신한벤처투자로 한데 모은다. 신한금융지주가 2020년 VC를 인수한 지 3년 만의 결정으로, 앞으로 신한벤처투자는 그룹의 디지털 전략 투자를 위해 펀드 결성과 운용을 전담할 예정이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한벤처투자는 약정액 2700억 원 규모의 SI 펀드인 ‘원신한 커넥트 벤처투자조합 제3호(원신한펀드 3호)’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캐피탈이 운용하던 ‘원신한 커넥트 신기술투자조합 제2호(원신한펀드 2호)’의 미투자 자금을 넘겨받는 방식이다. 신한캐피탈은 원신한펀드 2호 출자자들에 미투자 자금을 돌려주고 이 자금을 다시 원신한펀드 3호에 출자하게 된다. 이르면 6월 펀드 결성을 완료할 예정이다.



원신한펀드는 신한금융그룹이 디지털 전환을 위해 시너지를 창출할 스타트업 발굴을 목적으로 조성됐다. 2021년과 2022년 신한금융 계열사 자금을 모아 각각 3000억 원 규모로 두 개의 펀드를 조성한 뒤 신한캐피탈이 운용해왔다.

2022년 5월 결성한 원신한펀드 2호는 그동안 투밸런스히어로·넛지헬스케어·딥블루닷 등에 투자했다. 그룹의 전략 투자 목적으로 조성된 펀드였던 만큼 신한은행·신한카드·신한라이프생명보험·신한투자증권 등의 계열사가 100% 자금을 댔다.



신한벤처투자는 원신한펀드 3호를 시작으로 신한금융의 전략 투자 펀드를 결성·운용해나갈 계획이다. 내년에는 원신한펀드 4호 결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부 기관투자가 자금을 활용해 결성·운용하는 벤처 투자 활동 역시 더욱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이번 펀드 이관은 신한금융지주가 신한벤처투자(옛 네오플럭스)를 품에 안은 지 3년 만에 인수후통합(PMI) 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신한지주(055550)는 2020년 9월 711억 원을 투자해 두산그룹으로부터 신한벤처투자를 인수하고 17번째 자회사로 편입했다. 우리금융지주 등 금융지주사의 VC 인수가 이어지는 가운데 신한금융의 선제적인 행보에 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금융그룹 내에서 투자 여력을 집중하면서도 외부 투자 유치 역량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래 신한금융은 전체 약정액 6000억 원에 달하는 원신한신기술조합 1호와 2호를 모두 신한벤처투자로 이관하려 했지만 2호 펀드의 미투자 자금만 진행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 자금 소진이 완료된 1호 펀드의 투자 자산을 새로운 펀드로 넘기면 대규모 양도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1호 펀드로 투자한 명품 커머스 ‘발란’, 메타버스 솔루션 ‘갤럭시코퍼레이션’, 중고 장터 플랫폼 ‘번개장터’ 등은 최초 투자 때보다 기업가치가 크게 올랐다. 앞으로 신한캐피탈은 원신한펀드 1호·2호를 계속 운용하되 신규 투자는 진행하지 않고 사후 관리만 집중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그룹의 전략 투자 효율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신한벤처투자로 펀드 이관을 결정했다”며 “앞으로 신한벤처투자의 운용 자산 확대와 역량 강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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