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지지부진한 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다음 주 코스피지수도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420~2550포인트를 제시했다. 코스피200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돈 것은 긍정적이나 미국 부채한도 협상 불확실성, 중국 보복소비 낙수효과에 대한 기대 약화, 미중 갈등 격화 등은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 코스피지수는 직전 주 대비 25.52포인트(1.02%) 하락한 2475.4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최근 4거래일(5월 9일~12일) 연속 하락 마감하며 결국 2500선도 하회했다. 코스닥은 시가총액 1위인 에코프로비엠(247540), 2위인 에코프로(086520)가 급락하면서 전주 대비 22.63포인트(2.67%) 내린 822.43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2375억 원을, 기관이 3800억 원을 매수한 반면 개인은 홀로 5963억 원을 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기관이 1577억 원, 개인이 1686억 원을 사들인 반면 외국인은 2823억 원을 팔아치웠다.
이번 주 국내 증시에서는 2차전지 관련주가 특히 약세를 보였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1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이동채 전 에코프로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는 지난 11일 이 전 회장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단기 주가가 과열됐다며 에코프로 그룹주에 대한 ‘매도’ 보고서가 이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번 주 대신증권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투자 의견을 사실상 매도 의견인 ‘중립’으로 내려 잡았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은 최근 3개월 동안 119% 상승하는 등 주가 상승이 가팔랐으나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의 펀더멘털(기업가치)이 부족하다”며 “위험-보상(Risk-Reward) 관점에서 단기간 투자 매력도가 떨어져 투자 의견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다음 주 코스피지수는 2420~2550포인트 안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상승 요인으로는 우려 대비 양호한 1분기 실적이 꼽힌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코스피200 기업 중 91%에 해당하는 기업들의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이들의 영업이익 합계는 전망치의 109% 수준으로 나타났다. 실제 실적이 예상치를 웃돈 기업의 비율은 전체 중 56%였다.
다만 우려 요인도 존재한다. 우선 중국 보복소비 낙수효과에 대한 기대가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중국 노동절 연휴 기간 국내 관광 수입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대비 0.7% 증가에 그쳤다”며 “관광객 수는 늘어났으나 1인당 소비액이 줄어들면서 보복소비 규모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했다. 또 다음 주 일본 히로시마시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김 연구원은 “G7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는 △세계금융시스템 강화방안 △러시아 추가 제재 △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글로벌 공급망 구축 문제가 주를 이룰 예정”이라며 “러시아와 중국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는 주제들이 의제에 오름에 따라 미-중 갈등이 불거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관심 업종으로는 반도체, 반도체 장비, 자동차, 헬스케어, 우주항공이 제시됐다. 김 연구원은 “미국 부채한도 협상,G7 정상회의 전후 불거질수있는 미중 갈등 등 정치·외교적으로 불안한 변수들이 예정된 가운데 기업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가 지수하단을 지지하는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실적 시즌에 따른 종목간 차별화에 관심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