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가 개인 명의로 코스닥 상장사 소룩스(290690) 경영권을 인수했다. 세 차례 기업공개(IPO)에 실패한 아리바이오를 우회 상장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6일 소룩스는 최대주주인 김복덕 대표가 아리바이오의 정 대표와 경영권 및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소룩스는 유상증자,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채 등을 통해 500억 원 규모의 자금조달을 추진한다. 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정 대표에게 1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양도하고 200억 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채 발행 대상도 정 대표로 설정했다. 6월 말 유상증자 납입이 완료되면 정 대표는 소룩스 지분 25.69%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소룩스는 1995년 설립된 조명기구 제조사다. 지난해 매출은 559억 원, 영업손실 43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경영권 인수가 아라바이오의 우회 상장을 위한 사전 전략으로 보고 있다. 앞서 아리바이오는 세 번이나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했으나 모두 기술성 평가에서 탈락했다. 특히 지난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를 통해 세계 최초 경구용 치매치료제(AR1001) 임상 3상을 개시했음에도 올해 3월 또 다시 고배를 마셨다.
업계에서는 아리바이오가 소룩스와 사실상 합병해 코스닥에 우회 입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내달 중 소룩스에 대한 정 대표의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면 소룩스의 지분을 아리바이오에 넘기거나 아리바이오의 지분을 소룩스에 지분을 넘기는 등의 구체적인 방법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경구용 치매치료제 개발이 한국과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에서 기대하는 프로젝트가 돼 책임감이 크다” 며 “최종 임상에만 집중해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이번 경영권 인수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고민한 최선의 선택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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