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국제공항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롯데면세점이 분위기 반전 카드로 ‘위스키’를 꺼내 들었다. 월드타워몰에 대규모 위스키 특화 주류 전문 매장을 만들어 시내 면세점 방문객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면세 주류 온라인 구매’가 허용될 경우 주류 전문 매장을 적극적으로 연계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16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월드타워몰 내 위스키 전문 특화 매장을 꾸리기 위해 위스키 제조사 및 유통사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롯데면세점과 월드타워몰 내 위스키 전문존 입점과 관련해 수수료, 규모 등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위스키 시장은 ‘플렉스(Flex)’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를 주축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1분기 스카치, 버번, 라이 등 위스키류 수입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78% 증가한 8443t에 달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0년 이후 1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특히 위스키는 팬데믹 기간 ‘홈술·혼술’문화가 정착하며 2030세대에서 인기가 높아졌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2030세대 위스키 구매 비중은 2021년 47.9%에서 올해 58.9%까지 늘었다
여기에 지난해 9월 주류 면세 한도가 ‘1ℓ·400달러 이하 1병'에서 ‘2ℓ·400달러 이하 2병’까지 확대됨에 따라 일부 면세점에서는 위스키 품귀 현상까지 빚어졌다. 이에 면세점은 위스키 재고량을 늘리고, 입점 브랜드를 확대하는 등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롯데면세점은 위스키 주류 특화존을 구성해 공항면세점 공백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이 구상 중인 위스키 주류 특화 존은 체험형 매장으로 주류 시음이 가능할 뿐 아니라 다양한 상품을 만나 볼 수 있는 라운지형으로 만들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위스키 업체들은 매장 입점에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항 면세점 대비 시내 면세점을 찾는 고객이 적을 뿐 아니라 수수료 마진이 높아 사실상 실익이 없다는 입장이다. 위스키 업체 관계자는 “매장을 하나 더 낼 경우 홍보 채널로는 좋지만, 마케팅, 인력 비용 등 부담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은 이와 함께 '면세 주류 온라인 구매'에도 큰 관심을 갖고 관세청이 추진 중인 구매 허용 행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재 면세 주류의 경우 국세청 고시에 따라 온라인을 통해 주문하면 공항 면세품 인도장이 아닌 면세점 주류 판매 영업장에서 직접 상품을 수령해야 한다. 하지만 팬데믹으로 면세업계 침체가 장기화하자 관세청은 지난해 산업 활성화의 일환으로 면세 주류 온라인 구매 허용을 추진하기로 하고, 시내 면세점에서 스마트 오더 방식으로 주류 제품을 온라인 주문하면 공항 출국장 인도장에서 수령할 수 있도록 국세청과 관련 고시를 개정하는 방항을 협의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시내면세점 주류 강화와 온라인 주문을 연계해 인천공항 입점 불발로 인한 타격을 상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김주남 대표가 지난 4일 윤태식 관세청장이 코리아 듀티 프리 페스타 2023 행사 기간 현장 점검 차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을 방문했을 때 직접 매장을 안내하며 스마트 신원 인증 시스템을 비롯한 인프라 운영 상황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입찰 전까지 인천공항 대기업 면세점 사업 권에서 주류·담배를 취급했던 곳이 롯데"라며 "이 강점을 이어갈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대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은 시내면세점 인프라를 확충하고, 주류 전문 매장 등 개별 카테고리 특화 매장을 선보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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